○법학은 어떤 개념을 전제로 논리를 전개합니다. 그 개념이란 일정한 기준이 선행됩니다. 근로기준법상 가장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가 임금입니다. 임금이란 근로시간당 노동의 대가라는 기준점이 존재합니다. 생각은 근로시간을 어떻게 정하는가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흐릅니다. 사람은 생명체로서 무한정한 근로를 할 수는 없기에 시간의 제한이 필요하지 않은가, 라는 다분히 상식적인 연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연상은 당연히 근로기준법에 담겨 있습니다. 근로시간의 개념 중에서 가장 중요한 법정개념은 단연 ‘소정근로시간’입니다. 얼마 전에 배현진 의원이 ‘소정(所定)의 절차’를 ‘소정(小定)의 절차’로 오인하여 망신살을 당한 적이 있는데, 소정근로시간에서 소정(所定), 즉 법정근로시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근로기준법 제2조 제8호)’입니다.
○소정근로시간은 계약자유의 원칙의 노동법적 발현입니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를 돈 주고 사는 것입니다. 1일 8시간을 원칙적 상한점으로 얼마든지 일부만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근로자는 일부는 팔지 않겠다고 버티면 근로계약은 불성립하는 것입니다. 어찌어찌하여 근로계약이 성립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얼마까지만 살 수 있다는 합의를 한 것입니다. 근로계약은 밥을 사는 것과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그 매매의 대상이 사람의 노동력이기에 인권보호의 차원에서 법적 제한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소정근로시간은 당사자 간에 정한 근로시간의 합의인데, 대부분의 월급쟁이들은 1주일에 몇 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정합니다.
○노동법의 역사는 장시간 노동을 법률로 규제하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여기에는 휴게시간과 휴일을 보장하는 것이 당연히 포함합니다. 근로기준법은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도록 명문으로 정했습니다(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 유급휴일은 누구나 주는 것이 아니며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만 누릴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30조). 이 의미는 ‘소정근로시간’이 아니기에 지각을 하거나 조퇴를 한 근로자도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개근하지 않은 근로자는 유급휴일, 일명 ‘주휴수당’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일체 휴일을 누릴 수 없는가? 그건 아니며 단지 유급이 아닌 무급휴일을 얻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소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 이내면 족한 것이기에 그 미만의 시간으로 정하면 주휴수당은 얼마나 줘야하는가, 라는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는 바로 다음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5. 8. 14. 선고2022다291153)의 사안입니다. 가령, 1주일에 20시간, 즉 법정근로시간의 절반을 근무한 경우의 주휴수당을 가정합니다. 직관적으로도 1주일에 40시간 근무한 근로자와 20시간만 근무한 근로자를 동등하게 대하는 것은 불공평합니다. 대법원은 ‘1주간 소정근로일이 5일에 미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1주간 소정근로일 수를 5일로 보고, 1주간 소정근로시간 수를 5일로 나누는 방법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위 사례에서 주 5일을 근무했다면, 당연히 1일은 4시간만 근무한 것이며, 이 경우에는 주휴수당이 4시간 분이 타당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는 ‘유급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주어야 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으며, 소정근로시간이 법정근로시간인 1주일에 40시간 미만인 경우는 그 규정이 없습니다. 여기에서 해석의 문제가 출발하는데, 대법원은 바로 소정근로시간의 해석에서 그 단서를 찾은 것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중략
7. “1주”란 휴일을 포함한 7일을 말한다.
8. “소정(所定)근로시간”이란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39조제1항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
제55조(휴일)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휴일) ① 법 제55조제1항에 따른 유급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주어야 한다.
<대법원 판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에 따라 지급되는 주휴수당은 소정의 근로를 제공함에 따라 지급되는 임금으로서(대법원 2024. 7. 24. 선고 2021다246545 판결 참조) 근로자가 주휴일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더라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여 지급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4144 판결 참조). 그와 같은 주휴수당의 성격, 취지 등에 비추어, 주휴수당의 지급기준이 되는 시간 수(이하 ‘유급 주휴시간’이라 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일 평균 소정근로시간 수(1주간 소정근로시간 수를 1주간 소정근로일 수로 나눈 값)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주휴수당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이므로(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 1주간 소정근로일 수 등의 차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 원칙적 산정 방법을 1일 평균 소정근로시간 수는 같으나 1주간 소정근로일 수가 달라 1주간 소정근로시간 수에 차이나는 근로자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1주간 소정근로일 수가 5일 미만인 근로자가 5일 이상인 근로자보다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적음에도 같은 주휴수당을 받게 되는 불합리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만 정하였을 경우, 1주간 소정근로일이 5일에 미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1주간 소정근로일 수를 5일로 보고, 1주간 소정근로시간 수를 5일로 나누는 방법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2025. 8. 14. 선고2022다291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