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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국내편 1,2권 느낀점

by 연우

최근 퇴마록이 영화로 제작되면서 관심이 생겼고, 마침 밀리의 서재에서 퇴마록 국내편 1,2권이 들어와 읽게 되었다. 퇴마록은 박신부, 준후, 현암, 승희 이 네 사람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저승에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떠도는 영혼들을 퇴마 하는 오컬트 내용이다. 다양한 종교에 대한 문화가 나오나 읽는 것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퇴마록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인간의 욕심과 탐욕이 곧 돌아가야 할 곳에 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하는 마음도, 미워하는 마음도, 원망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도 모든 것이 사람의 욕심이라고 말이다. 살아있을 때 가진 원한, 이루고자 하는 소망. 그 모든 것들이 죽어서까지 한이 되어 생을 떠나지 못하고 어떠한 형체라도 남겨져있는 듯했다.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은 미련일지도 모르겠다. 선의 형상이든, 악의 형상이든 말이다. 그 미련이 승천하지 못하고 이 생에 남아 자신도, 남은 사람도 괴롭게 만드니 말이다. 생전에 품은 마음의 미련은 죽어서도 버리지 못하고 죽음의 끝에서 강하게 작용하는 인과의 법칙인 것 같으면서도, 삶에 대한 마지막 발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퇴마록에는 생명의 가치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는데 악인일지라도 살아있다면 그 생명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인가, 생명은 악인일지라도 본디 고귀한 것인가라는 생명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주인공들은 악인일지라도 그 생명을 살리고 죽이지 않는다. 누군가를 희생시키며 무언가를 얻을 수는 없다고 말하며 생명은 귀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게 단 한 사람의 목숨이라고 해도 말이다. 생명은 고귀함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찰해 보게 된다. 누군가가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다고 해서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살아있기에 살아야겠지만 죄를 지었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 그 십자가는 자신의 죄를 철저히 깨달으며 피해자의 고통을 느끼고 속죄하는 마음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 것일까. 현암은 자신의 동생인 현아를 물귀신에게 않고 그 물귀신을 잡겠다고 혹독하게 목숨까지 잃을뻔해가면서 수련하여 겨우 물귀신을 잡고 보니 그 물귀신 또한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목숨까지 잃은 안타까운 영혼이었음을 깨달았다. 현암은 그 영혼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고, 눈물과 자비를 베풀었다. 살아가야 하는 사람은 그런 용서를 통해 따뜻한 마음으로 삶을 바라봐야 하는 것인가. 용서할 수 없는 순간조차 복수심에 사로잡히기보다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남은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인가도 싶다.


책에 나오는 여러 내용들을 보면 주인공들의 사연들도 나오고, 참 가슴 아픈 사연이 나오고, 주인공들처럼 분노하게 만드는 사연들이 있다. 이 퇴마록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생전에 나에게 있어 가장 미련을 남기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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