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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것은.

결핍으로부터 사랑은 시작되는 것일까.

by 연우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어쩌면 서로가 가지고 있는 결핍된 그 무엇인가에서 느껴지는 공감 같은 것이 아닐까. 결핍은 무언가를 어떠한 대상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되는 감정이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한 결핍이 살면서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알아주길 바라는 그런 사람을 바라는 순간들이 있듯이 말이다. 홀로 살아내야 한다는 것은 너무 외로운 일이다. 깊어지는 외로움 속에서 누군가와 관계를 형성하고 그것들이 안정감을 가져다주길 바라며 결핍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채우고자 하는 욕구가, '나'로서는 온전할 수 없다는 불안으로 내포된 욕구 같은 게 아닌가 싶다.


어쩌면 사랑이 피어나는 것은 결핍 속에서 서로에게 느껴지는 불온전함의 결이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어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투성이고 알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삶을 잠식할 때 사랑이라는 신비한 힘이 그것들을 잠시 낮춰준다. 불안하고 두렵기만 한 세상에 홀로 서있지 않아도 된다는, 혼자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는 듯이 손 내밀어 주는 것. 미지의 삶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초대된 불완전한 사람들끼리의 어떠한 연대가 아닐까. 사랑이라는 것은.


결핍의 공존과 공감은 사랑으로 발전하게 만들고 무료한 어떤 것에 생기를 넣어주는 달콤한 고통으로 밀어 넣는 것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없다면 견딜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차가운 어둠 속에서도 더듬더듬 빛을 찾아 손을 뻗고 춥고 모진 바람에도 따스한 햇빛으로 걸음을 서두르는 게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속절없고, 부질없는 것을 탐내기도 하고 욕심으로 인해 무너지기도 한다. 한낱의 하루살이 같은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살아있기에 사랑을 원한다.


어리석음과 미련함과 나약함으로 똘똘 뭉친 인간은 사랑이라는 환상을 열심히 쫓다 환상통에 괴로워하다 또다시 환상을 바라보며 나아가게 된다. 그저 내부 속에 탑재되어 있는 하나의 시스템처럼 그렇게 사랑을 갈망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기에 사랑을 더욱 갈망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자신의 외로움과 괴로움과 고통이 다른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공감이, 위안이 되어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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