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나는 아직도 사랑하기가 어렵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나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걸음이 옮겨지는 곳,
당신의 눈길이 닿는 곳,
당신의 손길이 머무는 곳,
그 모든 곳이 내 마음에도 닿아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나는 당신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의 마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이 별을 사랑한다면
나도 그 별을 사랑하여
매일 밤 창가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겠습니다.
당신이 들꽃을 사랑한다면
나도 그 들꽃을 사랑하여
조심스레 그 옆을 지나가겠습니다.
당신이 노을을 사랑한다면
나도 해지는 하늘에 손을 뻗어
손톱 끝에 붉은 여운을 남기겠습니다.
그렇게 당신이
죽어가고 사라지는 이 삶마저 사랑한다면
나도 이 삶을 껴안아,
비록 파멸한다 해도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며, 애틋하게 안아보겠습니다.
당신이 사랑한다면,
나도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