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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기에, 사랑

by 연우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어디까지를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좋은 것만이 아니라 밑바닥 끝까지, 그 어둠마저 품어내는 것이 사랑일까.

사랑은 희망이자 행복, 기쁨과 설렘이다. 그러나 그 뒷면엔 절망과 고통, 눈물이 뒤섞여 있다. 행복과 불행을 끝없이 반복한다. 사랑은 희생적이면서도 동시에 이기적이다. 불꽃처럼 타올랐다가도, 마침내 재가 되어 흔적 없이 흩날린다. 아름답고 잔인하다. 그럼에도 사람은 사랑을 붙든다. 다 알면서도, 애써 붙들고자 한다. 단지 받침 하나 다른 ‘사랑(사람)’을 그토록 애닳아하며 산다.


사랑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 부를 수 있을까. 추앙하면서도 동시에 한계를 긋는 이 아이러니를 우리는 무엇이라 정의할 수 있을까. 사랑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 그럼에도 우리는 거짓과 진심을 섞어 사랑이라 부른다. 순수한 진심만으로는 너무 가난해 보이기에, 때로는 스스로를 속이며 상대를 속인다. 부모를 위해, 자식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사랑을 무기처럼 내세우며 산다.


사랑은 아마도 처음부터 정의할 수 없는 것일지 모른다. 저마다의 답은 있겠지만, 그것은 각자의 세계에서 내린 답일 뿐 우주를 관통하는 하나의 정의는 아닐 것이다.


사랑은 존재와 부재다. 존재하기에 부재를 상정하고, 부재하기에 존재함을 증명한다. 그래서 사랑은 무섭다. 서로 곁에 있기에 깨지고, 부서지고, 공허해진다. 무너지고, 다시 기다리고, 기대며 살아간다. 그 끝없는 반복 속에서 우리는 사랑을 한다.

나는 그래서 사랑이 무섭다. 그러나 사람이기에 사랑을 피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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