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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빈대디 Aug 12. 2022

그 공무원들에게 박수를

요즘 일선 공무원들은


왁자지껄 사무실 문이 열리고 출장 나갔던 구청 주무관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하하 호호 웃음기 가득 담은 얼굴로 들어서며,

“아 덥다. 할머니들이 저를 빙 둘러싸서..”

어쩌고 저쩌고 현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떠들어 댄다.


서울에 며칠간 엄청난 폭우가 내렸고 많은 동네들이 물에 잠기고 이런저런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그 수해현장을 다녀오는 구청 공무원들이다.


하루 종일 현장을 누비고 다니다 지쳐서 들어온 그들이지만 표정은 밝다.


요 며칠 사이 구청 사무실이 텅 비었다. 다들 현장에 나갔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그냥 앉아 일하고 있는 내가 미안할 정도이다.


며칠 전 폭우가 온 첫날, 꼭두새벽부터 ‘공공기관은 11시까지 출근’이라는 재난문자가 날아오고, 그 내용이 아침 뉴스 속보로 쏟아졌지만, 그것은 딴 나라 공무원들의 이야기였다. 그날 난 평상시와 같이 9시가 되기 전에 구청 사무실에 도착했다. 평상시 빠른 출근에 속하는 나였는데, 그날은 내가 도착했을 때 거의 모든 공무원들이 사무실에 이미 출근해 있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들은 바빴다. 그래도 그들 중 불만을 표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늘 웃음을 잃지 않고 당연하게 당연한 일을 묵묵히 수행했다. 며칠이 계속되어도 그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평상시에는  다를  없는 젊은 직장인들로만  눈에 비치던 그들이 달리 보였다.

역시 공무원들이네, 공무원 

요즘들어 그들에게서 존경심 비슷한 느낌마저 껴지고, 든든하고 믿음직스럽게 .


퇴근 후 집에서 식구들과 저녁을 먹으며,

“공무원들은 역시 공무원인 것 같아”

“왜요? 아빠”


난 사무실에서 보고 느꼈던 것을 식구들에게 이야기했다.


“멋있더라고. 한참 어린 그들인데도”

“아빠 많이 변했네. 예전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니”

“그러게, 직접 가까이서 겪어보니...”

“세상이 다 그렇듯이 공무원들도 진짜랑 가짜를 구분해서 봐야겠더라고”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비판적으로 본다. 여러 가지 이유로 공무원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그런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곤 한다. 딸의 말처럼 나도 그랬었다. 예전에는.


그런데 요즘 나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국민을 직접 만나서 부딪기는 일선 공무원들은 119 대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역할과 활약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깊게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다수가 그렇다.


가까이서 보다 보니 보게 된 진실이다.


일선의 공무원들은 119 구급대원처럼 대하면 어떨까?

그들의 좋은 활약을 보게 되면 칭찬과 응원을 보내주면 어떨까?


흔히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들 하지 않던가.

그들 공무원들도 박수를 받고 칭찬을 받으면 더 신나게 일을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신명 나는 서비스를 받는 이는 바로 우리들이 아니겠는가.


일선에서 뛰고 있는 모든 공무원들에게 마음을 담은 박수를 보낸다.





p.s. 그들은 이번 광복절 연휴에도 모두 비상근무를 한다고 한다.




혹시, 오해가 없도록 나를 잠깐 소개한다. 나는 회사생활 30년을 마쳤다. 그러다 일 년여 전에 단기 계약직 형태로 구청에서 청년 일자리 멘토일을 하면서 공무원 엿보기 2년을 하고 있는 일반인 서울시민이다. 참고로 나의 근무기간은 연장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어있다. 다른 말로 아부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다. 그냥 한 2년 공무원 엿보기를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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