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나침반이 있다면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하여
너는 정말 감각이 예민한 것 같다.
그건 너의 강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것도, 짧은 순간에 분별하여 인지하는 능력이 남다른 것 같은 딸에게 내가 한 말이다.
나는 가끔 우리 딸들의 특징 하나를 꼭 집어서 칭찬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칭찬을 통해 딸이 자신의 특성을 확인하게 하고, 그것을 자신의 장점으로 활용하게 하고 싶어서다. 물론, 약점이 되는 특징을 말하기도 하는 데, 그것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경우이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자신이 어떤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 특성들을 알고 있지만, 스스로 인정하기 싫거나, 깊이 고민해 보지 않아서 일 수 있다.
관심만 갖는 다면, 자기 내면에 있는 자신의 특성은 자신이 가장 잘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자신의 특성들을 정확하게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 특성은 상황에 따라서 장점이 되기도 하고, 약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성질이 급한 성격은,
행동이 앞서서 실수를 만들고, 결국 손해를 보게 하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실행력이 강해서 문제 해결에 필요한 돌파력으로 작용하는 장점일 수도 있다.
생각이 많은 성격은,
이리저리 망설이며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는 단점일 수 있지만,
사려 깊은 신중한 판단으로 실수를 방지하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존심이 강한 성격은,
대인관계와 일의 영역을 협소하게 하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과 끈기를 강화시키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성격적 특성만이 아니라,
자신의 '일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여, 그 객관적 위치를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업무능력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나의 일 능력은 내가 가장 정확하게 평가하여 점수를 매길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나의 실제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고자 한다면,
나의 단점을 외면하지 말고 똑바로 보아야 하며,
나의 장점을 과소평가하지도 말아야 한다.
진실을 반영하지 못한 평가점수는 어디에도 쓸모가 없다.
자신의 능력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습관을 만들어 놓자.
이런 습관은 인생의 중요 선택 순간에 큰 역할을 한다.
얼마 전 나는 딸에게 내가 했던 자기 평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과거 나는 나의 특성 한 두 가지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그 판단 미스는 나의 자기 평가에 오류를 포함시켰고, 오류가 섞인 자기 평가를 기초로 하여 내린 인생의 중요한 결정은 나중에 큰 후회를 가져왔다.
나중에야 그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을 어쩌겠는가.
내가 자기 평가에서 범한 오류의 원인은 의외로 단순하였다.
첫째, 장점에는 과도한 점수를 부여하였고,
둘째, 단점은 일부러 보지 않으려 했고 그 비중을 낮게 두었던 것 같다.
전형적인 자기 편애의 잘못을 범한 것이다.
원인과 행위는 단순하고 전형적인 것이었지만, 그 평가 오류가 나의 인생에 미친 영향은 컸다. 냉정하고 정확한 자기 평가는 인생의 뼈아픈 후회를 막아주는 좋은 약이다.
내가 나에게 매긴 자기 평가점수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할 때,
어떤 회사의 어떤 분야를 택할지를 결정할 때,
내가 어떤 역할에 강점을 갖고 있어서 적합하고,
어떤 역할에는 약점이 있어 적합하지 않은 지를 판단할 때에
가늠자로 사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그 결정의 순간에 냉정하게 자기 평가점수를 적용하지 않으면, 세월이 한참 지난 다음에야 자신의 결정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반드시 자기 특성에 잘 맞는 방향으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런데 살다 보면, 선택의 순간순간에 당시의 유리함과 불리함만을 쫓아, 자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정에는 꼭 후회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정말 무섭고도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준비해야 한다. 인생길을 걸을 때 필요한 나만의 나침반을.
내가 매긴 정확한 나의 자기 평가점수가 내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자기의 성격특성과 능력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놓자. 그리고 늘 재평가를 실시하여 최신판으로 정보를 바꾸어 놓자. 그 최신판의 자기 평가점수를 인생의 고비마다 만나는 선택에 적용하자.
나침반을 보면서 길을 선택하자.
그래야 후회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