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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빈대디 Dec 10. 2021

30년 전 청년의 자화자찬

중년이 보는 세상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했던 가?

벌써 30년을 흘러 내려왔나 보다.


오늘은 문득,

30년 전 청년이었던 나를 바라보며 중년이 된 나를 그 곁에 세워 본다.

자랑할 일이 좀처럼 없는 요즘이다 보니,

억지를 좀 섞더라도 중년이 된 나를 한번 자랑해 본다.


청년들에게 30년 전 청년이 하는 자화자찬인 셈이다.


쭉 뻗은 허리에 마른 체형의 청년은 이제,

애써 허리를 펴고 존재를 드러내려는 아랫배를 힘을 주어 갈무리하는 중년의 신사(?)가 되었다.


터질듯한 열정과 세상을 삼킬  자신감으로 가득했던 청년은 이제,

여기저기 빈자리가 많은 한적한 벤치 위에 마음을 앉히고 세상과 작은 소리로 얘기를 나눈다.


아는 거 별로 없어도 아는 체하고 가진 거 없어도 다 가질 듯했던 청년은 이제,

살다 보니 그냥 배워져 버린 게 많지만

자신이 아는 게 전부가 아님을 알고,

가지고 있는 작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넉넉함을 느낀다.


세상을 향해 쉴 틈 없이 달리던 청년은 이제,

달리기보다는 걷기를 즐기고,

높은 산보다는 낮은 언덕을 골라 올라

평지보다는 조금 더 높아 조금 더 눈에 들어오는 세상을 구경하듯 천천히 관조한다.


중년이 되니 보이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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