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전 한숨 고르기 그리고 선택의 변신을 기다리기
한숨을 돌리고 난 다음에 선택하면 어떨까?
혹시 나쁜 선택의 결과를 만났다면 조금 긴 숨으로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
살다 보면 수도 없이 많은 선택의 길목을 만나게 되고, 때가 되면 어느 길이든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결정한 선택은 항상 좋은 선택일 수 없고, 또한 항상 나쁜 선택일 수도 없다. 어느 순간에는, 어느 동안에는 좋은 선택 또는 나쁜 선택이었던 것이, 시간이 바뀌면 서로의 자리를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이유로 전화위복이니 새옹지마니 하는 사자성어가 존재하는 것이리라.
얼마 전 있었던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그 청년은 장래의 꿈이나 진로에 대해 명확한 중심을 가지고 있었고, 매사에 열정적이고 도전적이며, 준비가 많이 되어있는 조금은 급한 성격의 실력자였다.
그는 경험하고 싶던 직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자체가 운영하는 한 센터에 일 년여 전에 계약직으로 취직하였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자 그 센터는 업무를 일시 중단하게 되었고, 그는 그 기간 동안 원하던 업무 경험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그가 희망해 왔던 업무 경험을 할 수 있는 규모가 더 큰 다른 센터로 옮기는 것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고, 그는 짧게 고민하고 바로 새로운 센터로의 이동을 신청하여 일터를 옮겼다.
일자리를 옮긴 후 그 청년은 이동에 따른 업무 배치와 업무 적응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전 일터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자 업무를 재개하였고, 자리를 지킨 그 청년의 다른 동료는 별 어려움 없이 좋은 업무 경험을 하고 있었다. 그 청년은 어렵사리 일자리를 옮겨서 오히려 어려움을 겪었고, 옮기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킨 이는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다. 당연히 그 청년은 자신이 너무 섣부른 결정을 한 게 아닌가 하며 후회를 했다.
그러나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고생스럽게 쌓은 새로운 일터에서의 업무경력은 그 청년에게 더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직장에 지원할 수 있는 경력상의 자격을 갖게 해 주었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런 경우 나는 청년들에게 듣기에 따라서는 서로 상반되는 조언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모순이 아니라 순리라고 생각한다.
먼저,
서둘러서 한 결정이 좋지 않은 선택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한 번 더 고민한 후 결정하더라도 늦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속함보다 신중함이 더 좋은 선택을 가져오는 경우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한숨 돌리고 선택하는 것은 후회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한편,
지금 좋은 선택으로 보이는 것도 시간이 흘러 상황이 바뀌고 나면 나쁜 선택으로 얼굴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혹시 내가 나쁜 선택을 하였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실망할 것 없이 시간을 조금 기다려 주면 된다. 때가 되면 나쁜 선택이 얼굴을 바꿀 테니까.
요컨대, 현명하게 선택을 하려면,
먼저,
선택을 위한 결정을 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하자.
그렇게 했는데도,
'나쁜선택'으로 결정의 결과가 다가오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시간을 갖자.
그러면,
'좋은선택'이 봄처럼 가까이 와 있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생이다.
시간 부자인 청년이라면 더욱더,
선택하기 전에 숨을 돌리는 시간에,
결정한 선택이 다른 선택으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인색하지 말자.
청년이라면 가지고 있는 시간을 충분히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