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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Aug 08. 2020

왜 하필 나만 퇴사 통보를 받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회사에서 정리 해고를 당하거나 일방적 퇴사 통보를 받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요?

그리고 왜 하필 내가 당하는 것일까요? 


 저는 대기업 계열사에서 2012년 말 정리 해고를 당하고, 이후 1년 안에 2 곳의 중견 기업에서 2번의 해고 통보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해고 통보를 당하는 기분은 좋지는 않지만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에 회사의 결정에 납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해고 통보 이전에 이미 본인과 회사와의 사이에 균열이 있었기 때문에 조만간 스스로 퇴사를 하거나 혹은 회사가 나를 내쫓겠다는 예견을 하고 있었던 터라 억울하거나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왜 하 필 그 많은 사람 중에서 내가 선택되고 다른 사람들을 선택하지 않은 회사의 결정에 대해서 역시 회사라는 조직은 현명하다는 생각에 은근히 놀라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들이 정리 해고나 퇴사 통보를 받으면 순간 하늘이 무너지듯 좌절하며 어떻게든 회사에 매달려서 자리를 보존하거나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회사와 싸우는 모습도 보이지만 그럴 마음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주변에는 버틸 때까지 버티자고 하면서 회사와 싸우자고 부추기는 동료도 있었지만 저는 동참하기 싫었습니다. 회사가 부조리하게 사람을 해고한다면 싸울만한 가치가 있었지만 회사의 관점에서 해고란 부조리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싸울만한 명목도 없었습니다.  

 

 설사 회사와 싸운들 더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설사 보상을 받더라도 그 몇 푼을 얻으려고 싸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제 경험상 회사와 문제가 생겨서 회사에 도전한 동료들을 보면 회사의 꼬투리를 잡으려다 오히려 회사로부터 꼬투리를 잡혀서 받을 것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창피하게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습니다.


 나가라면 나가면 되지, 세상에 할 일도 많은데,  나 자신의 회복 탄력성이나 시험해 보는 좋은 기회로 삼으면 되지!!


 정리 해고와 퇴사 통보를 받은 날 본인이 회사에 필요한 역할을 못했다는 반성을 하면서 나의 문제를 짚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나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유리한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퇴사 통보를 받은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회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외국계 기업에서 일을 하다 국내 중소기업에 이직을 하여 영업팀의 팀장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당시 제가 맡은 영업 팀에는 2명의 팀원이 있었고 그중 1명은 제가 입사하자마자 퇴사를 했고 팀원 1명과 저를 포함해 2명이 일본 영업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중소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누구나 알 법한 회사로써 해당 분야에 있어서 국내 1위의 회사였지만 일본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팀장인 저에게 주어진 목표는 일본 시장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기존 담당자들이 수년간에 걸쳐 일본 시장 영업을 해왔지만 매년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고 매출은 항상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였고 저는 5개월 내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회사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저를 해고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팀장으로 고용했지만 목표를 달성 못했으니 회사로써는 이만 저만 고민이 많았었겠죠. 월급은 효과 없이 새 나가는 거 같고 과연 이 사람을 데리고 있어야 되는 것이 득일지 손일지 고민이 많았겠죠. 결국 목표 달성을 못하고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지만 목표를 달성 못한 것이 해고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즉각적 피드백과 피고용인에 대한 신뢰성이었습니다.

 회사도 일본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었습니다. 수년간 아무리 방법을 써도 매출이 올라가지 않았던 일본 시장을 경력 사원이 와서 몇 개월 만에 마법처럼 매출을 쑥 올리는 것을 바랐다면 그만큼 비현실적인 일은 없을 겁니다.


회사가 저를 필요로 한 것은 목표 달성을 못하더라도

1. 기존 직원들이 해왔던 방식에서 탈피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일본 시장에 도전해 보고

2. 그 결과를 즉각적으로 회사에 보고하고  

3. 결과로써 일본 시장의 진입 가능성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하고

4. 최종 결과를 보고하기 전까지 월급을 받고 일하는 피고용인으로서 회사에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신뢰를 심어 주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즉각적 피드백을 줌으로써 회사가 나에게 투자하는 것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회사에 나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결과를 최종 보고 하는 시점에서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분발하겠습니다."라고 하면 그만일까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을 하면서  즉각적, 적극적으로 중간 결과를 보고하고 자신의 액션을 어필함으로써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면 회사에서도 나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됩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중간 중간에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으면 일은 일대로 하면서 월급 루팡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에 대한 대처 방식은 업무의 스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어려운 목표로 인해 목표 달성이 고민이 된다면 충분히 고민하고 자신만의 의견을 담은 계획을 세우고 상사에게 보고하고 상사의 피드백을 받아 보세요. 그리고 상사의 피드백을 반영해서 다시 계획을 시행하고 상사에게 다시 보고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업무를 진행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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