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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Apr 19. 2020

긴급 납기 요구를 대처하는 방법

제조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고객으로부터 제품의 긴급 납기에 대한 요구를 받을 때가 있다.

지금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라면 고객들은 공장의 셧다운을 막기 위해서 자재의 긴급 조달을 요청하고 심지어는 강압적인 고자세로 협박을 하기도 한다.


고객:"이 번 긴급 납기에 대응하지 못하면 업체를 바꾸겠습니다."

         "다른 업체들은 신속 대응하는데 당신 업체는 왜 사사 건건 말대답이나 하고, 대응을 못하는 겁니까."

          "당장 대응 못하면 당장 사장 연락처 알려주세요."


협력 업체의 자재 조달 문제로 핸드폰이나 가전제품 등의 생산이 멈추는 셧다운이 발생하면 1분에 몇 천만 원에서 몇 억 원씩의 손해액이 발생하는데 고객들은 셧다운을 막아야 한다. 셧다운을 막지 못할 시에는 손해액을 협력 업체에 부담을 시키기도 한다.


긴급 납기가 발생하면 전혀 예상치 못한 평범한 업무 시간대에 고객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고객: 내일 모래까지 중국 공장에  제품 6,000개를 넣어주세요. 안 그러면 공장 셧다운입니다.


고객들은 협력 업체들의 제품 생산 시스템을 알면서도 이런 무자비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가?


고객도 회사의 월급을 받는 생계형 직장인이다. 누가 이런 일을 하고 싶어서 허겠는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속으로 욕이 나오지만 고객의 공장 셧다운은 무조건 막아야 된다. 고객의 긴급 납기 요청을 받는 순간 긴급 납기 해결을 위해 잠시 모든 업무가 중단되고 내부 공장 생산 관리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게 되고 영업 담당은 욕을 먹는다.  


하루에 2,000개 만들기도 버거운 상황에 어떻게 6,000개를 하루 만에 만들어서 다음 날에 중국에 도착하게 하는가? 설령 제품을 당장 만들어도 품질 검사, 포장, 통관 수속 등이 필요한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제품의 생산 시스템은 업체들마다 다르겠지만 1달 전이나 2달 전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상 생산량에 의거해서 생산 계획이 짜인다. 즉, 오늘 생산하는 제품의 수량이나 종류는 1달 혹은 2달 전에 짜인 것이고 갑자기 생산 계획을 바꿔버리면 연동하여 다른 제품의 생산 계획에도 지장을 준다.


영업 담당자는 어떻게든 정확한 고객 상황을 파악하고 고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또한 공장의 생산 계획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고객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내부 공장 생산 관리자와 최선의 협의를 해야 한다.


고객은 간단하게 한 마디만 한다.

"공장 셧다운 되니까 언제까지 몇 개를 납품해주세요."


그러나 영업사원은 탐정처럼 고객의 기분을 거슬리지 않게 하면서 많은 것을 확인해야 한다.


영업 담장자:  왜 갑자기 6,000개가 필요한가요?

정말 공장 셧다운인지? 셧다운을 예상하여 미리 자재를 확보하는 차원인지 정말 공장의 셧다운을 막기 위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영업 담당자:전혀 재고가 없습니까?  

고객도 제품 생산을 위해 어느 정도의 자재 재고를 확보한다. 그래서 재고가 조금 있는지 조금 있다면 납기를 조절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영업 담당자:제품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최소한의 수량과 분할 납기를 알려주십시오.

고객의 긴급 납품 요청에 대해 일괄 납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할 납기로 조정 시 정확하게 언제 얼마나 납품을 할지 고객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영업 담당자: 이 제품만 납품하면 문제없는지? 다른 업체들은 기타 자재들을 대응하는데 문제가 없는지요?

예를 들어 핸드폰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여러 부품들이 필요하다. 안테나, 카메라 렌즈, LCD, 프레임, 기타 전기, 전자 소자 등등.

이 중의 어느 하나만 긴급 대응을 한다고 해서 핸드폰을 생산할 수 없다. 핸드폰 생산에 필요한 다른 부품들은 자재 조달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른 부품들의 대응 유무에 따라서 긴급 대응을 어떻게 대응할지 고객과 타협을 할 수 있다.


영업 담당자:이후 언제 또 긴급 대응이 예상되는지요?

바로 눈 앞의 긴급 납기만 대응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이 번에 납품을 하고 나서도 또다시 긴급 납기 요청을 할 수 있으므로 언제 또 얼마나 수량이 필요한지 파악을 해야 한다.


영업 담당자: 긴급 납기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은 고객 측에서 부담해 주십시오.

긴급 납기 대응을 위해서 핸드 케리를 하거나 익스프레스를 이용할 경우 고객 측에서 부담을 하도록 협의를 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바람직하다. (고객에 따라서 거절을 하는 진상 고객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까지 경험상 고객도 양심은 있는지 고객 측에서 긴급 납기에 대한 운송 비용을 부담을 해오는 분위기였다.)


솔직히 이 정도는 고객에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도 자신이 요청하는 긴급 납기가 얼마나 협력 업체에 영향을 주는지 인식을 하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긴급 납기는 영업 사원이 겪는 골칫거리 이슈다. 고객으로부터 욕을 먹기도 하고 내부 직원들로부터 욕을 먹기도 한다. 그러나 욕을 먹는다고 해서 내부 공장 생산 관리자들에게 고객 요청을 우유부단하게 전달해서는 안된다.


내부 공장 생산 관리자들은 고객의 요청을 거절하여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고객의 요청을 실행하기 위해서 어려운 일들을 해야 하는 것을 싫어할 뿐이다.


영업 사원으로서 고객의 신뢰를 잃어버리지 않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내부 생산 관리자에게 고객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요청을 100% 대응할 수 없다면 내부 윗 선에 보고를 하여 고객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요청에 대한 대응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영업 담당의 역할에 대해서 자책해서는 안된다. 상황을 시원하게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대신에 이후 고객이 가진 회사에 대한 불만과 저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도록 고객의 마음을 풀어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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