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존재하는 것은 인간에게는 불편한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혁신적 사고를 일으킨 해충이기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냐구요?음....
여름밤이면 암컷 모기들은 알을 낳기 위해 냄새나는 하수구에서 나와 사람들이나 동물의 피를 빨아먹습니다.아이나 어른이나 모기 때문에 밤을 설치고 아이들은 얼굴이 퉁퉁 붓고 가려움을 호소하는데,
왜 이런 해충이 세상의 변혁을 일으킬 수 있냐고요?
말도 안 되는 억지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한 번 제 생각을 들어봐 주세요.
자다가 모기한테 물리면 어떻게 하나요?
1.그냥 가려움을 참고 잔다.
2.가족 중 누군가 모기를 잡기를 바라고 그냥 잔다.
3.일어나서 잡고 잔다.
저희 집에서는 가장인 제가 모기를 잡기 위해 총대를 매는데요,
일단 저는 모기한테 한 번 물리면 잠에서 일어나서 방안에 있는 모기를 다죽이고서야 잠을 다시잡니다.
모기한테 물려서 가려움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는 이유도 있지만,한 번 물고 또 물려고 하는 그 괘씸함에 마음의 분함을 억누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번만 물고 말면 그냥 참고 잘 텐데, 이 녀석들은 도를 넘어버립니다. 이런 fu엌!!!
모기는 사람이나 동물을 한 번만 공격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욕망을 다 채울 때까지 반복해서 피를 빨아갑니다.
인간을 우습게 보는 그 자만함과 인간이 잠에 취해 있으면 자신들을 잡지 않을 거라는 나태한 판단을 샅샅이뭉개버리고 싶습니다.
다행히도 두 번 이상 피를 빨아먹은 모기들은 몸에 피가 가득해서 몸통이 빨갛게 변해 쉽게 눈에 띄거나 섭취한 피 때문에 몸의무개도 무거워져 움직임이 둔해져서 잡기는 편합니다.
그래도 이 녀석들은 뇌가 잘 발달되어 있는지 몰라도 내가 잡으려고 하는 것을 인지합니다. 그래서 잘 도망도 칩니다. 모기들의 판단 능력은 응급 환자를 앞에둔 의사 만큼이나 빠르고 정확한게 확실합니다.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모기를 잡다가 20분 정도가 지나 버리는데, 모기를 잡다기횔동량이 많아져서 잠도 확 깨버리고 모기에게 복수를 했다는 희열에 약간의 성취감에 도취되어 잠이 오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모기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아서 아이들과 아내가 자고 있는 방에서 나와 어두운 거실의 소파에 우두커니 앉아서 사색에 잠기고 뭔가를 생각합니다.
우주라는 곳에서 인간이 존재하는 의미, 죽음 이후의 세계, 신이 있는지, 인터스텔라에서 본 블랙홀은 어떻게 생겼는지 등 심오하고 철학적이고 유니버스적인 사고에서부터 앞으로 돈을 벌기 위해 뭘 할지, 부동산을 살지 말지, 내일 회사에서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어떻게 동료들과 협상을 만들어갈지 등 밥 먹고 사는 문제 등의 세속적 사고까지, 그리고 글쓰기 소재 등등.
시계 바늘이 규칙적으로 틱톡 틱톡 소리를 내며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는 조용한 거실의 새벽,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발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입니다. 모기가 아니었다면 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을 텐데 말입니다.
세상을 살아간 많은 위인들이 있을 텐데 이런 위인들의 위대한 아이디어와 세상을 변화시킨 사상들은 모기로 인해 잠을 깬 조용한 새벽에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