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스부터 키너지까지, 30년 운전 경력으로 정리한 타이어 계급도
차를 오래 몰다 보면 정비소 사장님 말만 믿고 타이어를 갈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비싸면 무조건 좋은 줄 알았더니 내 운전 스타일이랑 안 맞아서 지우개처럼 빨리 닳아버리거나, 반대로 승차감이 너무 딱딱해서 허리가 아픈 적도 있었지요.
프리랜서로 전국을 누비며 30만 km 넘게 운전해 보니, 타이어는 무조건 비싼 게 정답이 아니라 내 용도에 맞는 놈이 최고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한국타이어가 국산차에 가장 많이 쓰이니, 오늘은 한국타이어의 등급과 가격, 그리고 품질을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정비소 가서 눈탱이 맞지 않으려면 이 정도는 알고 가셔야 합니다.
한국타이어의 승용차 라인업은 크게 프리미엄 라인인 벤투스(Ventus)와 스탠다드 라인인 키너지(Kinergy)로 나뉩니다.
가장 윗급인 프리미엄, 벤투스 S2 AS는 정숙성과 승차감에 올인한 타이어입니다. 제네시스나 그랜저 같은 대형 세단에 주로 끼우는데, 노면 소음을 기가 막히게 잡아줍니다. 대신 가격이 제일 비쌉니다. 그 옆에 벤투스 S1 evo3라는 모델도 있는데, 이건 달리기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스포츠성 타이어라 접지력은 좋지만 수명은 좀 짧습니다.
가성비 라인인 스탠다드, 키너지 EX나 ST AS는 아반떼나 소나타 급에 많이 들어갑니다. 승차감은 벤투스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수명이 길고 가격이 아주 착합니다. 영업직이라 주행거리가 많거나 시내 주행 위주라면 굳이 비싼 벤투스 갈 필요 없이 키너지가 경제적입니다.
요즘은 SUV 타시는 분들 많으시죠. SUV 라인업은 다이나프로(Dynapro)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대장급인 다이나프로 HPX는 최근에 나온 모델인데, 수명도 길고 사계절 성능이 아주 우수해서 팰리세이드나 쏘렌토 차주분들이 가장 선호합니다. 그 아래로 다이나프로 HL3가 있는데, 이게 오랫동안 국민 SUV 타이어로 불렸습니다. 도심형 SUV에 적합하고 가성비가 훌륭합니다.
혹시 캠핑을 자주 가시거나 비포장도로를 달릴 일이 있다면 다이나프로 AT2 같은 온오프로드 겸용 타이어를 보시는 게 좋습니다.
타이어 가격은 보통 짝당 몇만 원에서 십만 원 넘게 차이가 납니다. 18인치 기준으로 키너지가 10만 원 초중반이라면, 벤투스 S2 AS는 20만 원 가까이 갑니다. 4짝을 다 갈면 30~40만 원 차이가 나버리죠.
품질 차이는 주로 고무 배합 기술에서 옵니다. 비싼 타이어는 실리카라는 재료를 많이 써서 부드럽고 빗길 제동력이 좋습니다. 대신 고무가 부드러우니 상대적으로 빨리 닳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저렴한 타이어는 좀 더 딱딱한 컴파운드를 써서 소음은 좀 올라오지만, 수명은 짱짱합니다.
그러니 무조건 비싼 게 좋은 게 아닙니다. 내가 소음에 예민한지, 아니면 오래 타는 게 중요한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첫째, 본인의 연간 주행거리를 체크하십시오. 1년에 2만 km 이상 타는 영업용 차량이라면 마일리지(수명)가 긴 키너지나 다이나프로 HL3 급이 낫습니다. 비싼 거 끼워봤자 1년 만에 다 닳으면 돈 아깝습니다.
둘째, 가족을 많이 태우는지 보십시오. 뒷좌석에 부모님이나 아이를 태운다면 정숙성이 중요합니다. 이때는 돈 좀 더 주더라도 벤투스 S2 AS나 다이나프로 HPX로 가시는 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좋습니다.
셋째, 겨울철 눈길이 걱정된다면 올웨더 타이어인 키너지 4S2를 추천합니다. 일반 사계절 타이어보다 눈길 성능이 월등해서, 강원도 산간이 아니라면 윈터 타이어 교체 없이 1년 내내 타기 아주 좋습니다.
타이어 교체할 때마다 헷갈리는 질문들, 딱 정리해 드립니다.
Q. 인터넷 가격과 매장 가격이 왜 이렇게 다른가요? A. 인터넷은 유통 마진을 줄여서 타이어만 파는 가격이고, 매장은 장착비와 위치교환 서비스 등이 포함된 가격인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타이어만 사서 공임나라 같은 곳으로 배송시켜 장착하는 게 가장 저렴합니다.
Q. 타이어 제조일자는 꼭 확인해야 하나요? A. 필수입니다. 고무는 시간이 지나면 경화되어 딱딱해집니다. 타이어 옆면에 4자리 숫자(예: 3025)가 있는데, 앞 두 자리는 주차, 뒤 두 자리는 연도입니다. 3025라면 2025년 30번째 주에 생산된 겁니다. 생산된 지 6개월에서 1년 이내의 제품을 받는 게 좋습니다.
Q. 앞뒤 타이어를 다른 모델로 껴도 되나요? A. 추천하지 않습니다. 타이어마다 접지력이나 배수 성능이 달라서 급제동 시 차가 돌 수 있습니다. 가급적 4짝 모두 같은 모델로, 정 안 되면 앞 2짝, 뒤 2짝이라도 맞춰주십시오.
Q. 휠 얼라인먼트는 꼭 봐야 하나요? A. 타이어를 4짝 다 갈았다면 보는 게 좋습니다. 바퀴 정렬이 틀어져 있으면 새 타이어라도 편마모가 생겨서 금방 못 쓰게 됩니다. 돈 몇만 원 아끼려다 타이어값 날립니다.
#한국타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