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리적 수혜

LH 땅 투기부터 학폭, 표절까지

by 박규영


요즘 다양한 사회적 이슈 중 몇 가지는 근본적으로 하나의 본질을 중심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합니다. LH 직원 및 관계자의 땅 투기는 올 상반기, 특히 경선을 앞두고 있기에 더 민감합니다. 학폭 및 왕따 미투는 배구 선수 이다영•이재영 자매를 시작으로 분야를 막론하고 활발합니다.


언젠가부터 주기성을 띨 정도로 한 번 터졌다 하면 관련 건들이 물밀듯이 터져 나와 남용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의 실현이 그 목적입니다. 주기성을 띤다는 점에서 표절 또한 비슷한 비윤리적 행태입니다. 앞선 두 의제에 비해 표절은 오래전부터 대두된 문제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법률이 마련되긴 했습니다만 판단 근거에서 여전히 불완전성을 배제하지 못합니다.


표절에 대한 해석은 주관적이고, 법적 기준조차 매우 많은 상황 모두를 감안하지 못하니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적으로 무죄 판결이 나도 사회적 정서와 법적 기준이 상이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쨌든 간에 위 세 가지 의제는 우리 사회의 허용선을 넘어선 비윤리적인 것들입니다.


각기 다른 분야의 병패처럼 보이지만 영화 ‘암살’의 친일파역을 맡은 이정재 씨의 대사 “그땐 독립될 줄 몰랐으니까”와 함께 한 곳에 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모두 부조리를 부조리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알더라도 사회적 통념처럼 여겨진 패단이었기에 그랬을 것입니다. 혹은 세상이 이렇게 바뀔 줄 몰랐기에 이루어진 행태일 것입니다.


LH의 전신 기업들도, 그리고 부동산 관계자도 지금처럼 개발 계획을 미리 알고 땅을 투기했을 것이고, 이다영•이재영 자매의 학교폭력은 과거 한국 군대 및 학교의 체벌 분위기로부터 비롯된 폭력의 세습이었을 것이고, 표절은 대중들이 표절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정보력의 한계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개개인의 행적으로 보면 누구는 잡히고, 비판받지만 누군가는 용케 살아남는 경우는 당연히 존재합니다. 특히, 과거로 갈수록 시스템의 미흡•사회적 풍조•집단적 무지 등의 이유로 위 같은 부조리가 만연 했겠지요. 모종의 이유로 비윤리적 행위로부터 수혜를 본 세대는 분명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참 복잡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물론 과거의 일을 바로잡음으로써 얻는 사회의 만족감 내지 경각심의 가치는 참으로 소중합니다. 어쩌면 이정재의 대사와 마음가짐 또한 그렇기 때문에 옹호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의 대사가 불법 행위에 적용되기에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니까요. 그렇기에 과거에 잘못을 했다면 지금이라도 처벌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현실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겠죠. 누군가는 모두를 처벌한다면 사회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하고, 누군가는 법을 피해 가는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고 하며 법의 한계를 피력합니다. 과거 세대의 비윤리를 바로 잡으려 하기엔 그들의 비윤리와 수혜를 실물적으로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내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경우도 존재할 정도로 그 시절은 어지러웠습니다.


그 모든 것이 해결된 셈 쳐도 법과 사회 정서 사이의 균형이 틀어지는 경우도 왕왕 존재할 것이고, 다른 많은 문제도 있습니다. 게다가 법은 그저 수동적으로 진상이 증명된 일에 관해서만 적용될 수 있으니 사실 은폐된 부조리에 대해선 무용지물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학폭처럼 과거엔 무지했던 부조리가 존재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눈 앞의 일을 잘 처리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의입니다. 법으로써, 지금의 사회 정서로써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렇게 무지하기 때문에 정의를 더욱 좇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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