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 속에 숨겨온 서툰 진심
낯선 도시의 막막함과 두려움에 잔뜩 움츠러들었던 앳된 시골 소녀, 삶은 매 순간 서툰 발걸음의 연속이었습니다. 서울 하늘 아래 외로움이 짙어질 때쯤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돈이 없어도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믿었지만, 때로는 차마 내뱉지 못한 말들이 목 끝까지 차올라 마음을 할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를 붙잡아 준 건 거창한 철학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곁에서 건네준 따뜻한 말 한마디와 투박한 손편지였습니다.
그 서툰 발걸음들이 모여 연애가 되고 결혼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부모가 되고, 이제는 어느덧 중년이 되어 노후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동행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대단한 성공담도, 위대한 인물의 기록도 아닙니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서툴고 투박했던 한 여자가 삶의 굽이길마다 마주했던 사랑과 화해, 그리고 행복에 관한 고백입니다.
돌이켜보니 그 모든 비틀거리던 순간조차 지우고 싶은 실수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서툴렀기에 더 간절했고, 부족했기에 서로의 빈틈을 채워줄 사랑이 깃들 수 있었습니다. 이제 보따리 속에 숨겨두었던 해묵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보려 합니다.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썼던 그 소녀가 어떻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는지, 그 여정 속에 숨어 있던 작고 소중한 기억들을 당신과 나누고 싶습니다.
나의 서툰 발걸음이 당신의 지친 오늘에 작은 위로가 되기를, 그리고 당신의 발걸음 끝에도 어김없이 사랑이 머물고 있음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