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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뚜리 May 11. 2024

잠결에 저지른 일.

침대에서 굴렀어요.

무슨 일일까?

왼쪽 발가락에 피가 나고 오른쪽 발은 너무도 아프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자다가 꿈결에 그만 침대에서 구른 느낌,

온몸에서 그 티가 났다.

거실에 티브이 보고 있던 주은이도 그 쿵 하는 소리에 놀란 모양이다.

발이 너무 아파 끙끙대다가

순간 조금 불안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유는 예전에 도우미 선생님이 하셨던 말이 떠올라 섬짓했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는 발이 조금만 썩어도 자르게 된다는 말.

나는 당뇨가 아니지만 걱정이 앞섰다.

다음날 아침, 도우미 선생님이 오셨다.


"안녕하세요 언니, 오늘은 날이 무척 화창해요.

복지관 합창 가는 날이죠?"

"맞아요. 같이 가요."


셔틀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오시질 않자 전화해 보자고 하셨다.

신호는 가지만 받질 않으셨다.

그때 노란 차가 보였다.

우린 차에 올랐고 복지관에 도착했다.

이미 합창은 진행 중이었다.

어머니 은혜, 난 네가 좋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봄밤, 봉선화, 목장의 노래를 차례대로 불렀다.

끝나고 집에 돌아와 도우미 선생님이 말했다.


"언니. 식사해요."

"네. 같이 드실래요?"

"아뇨. 괜찮아요"


밥을 먹고 자연인입니다를 보고 있을 때

선생님은 퇴근하셨다.

주은이가 부스스 일어났다.

낮과 밤이 바뀐 건 학교가 야간반이기 대문이다.

근데 일어나 내 발을 보자 깜짝 놀라며 병원에 가자고 했다.

그래서 콜을 불러 정형외과를 갔다.

주은이는 엑스레이도 찍어보자 했다.

다행히 뼈나 인대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물리치료 받고 보호대를 주일만 하기로 했다.

그 무거운 걸 다시 할 생각에 속상하지만,

그래도 오래하는 건 아닌 게 참 감사했다.

다시 장애인콜을 불러 나는 집으로, 주은이는 혼자 학교로 향했다.

매번 느끼는 건 장애인콜택시를 혼자 탈 경우 조금은 힘들 때 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는 걸 보니 나도 익숙해진 듯 싶다.

콜 기사분들도 친절하시고 말이지.

집에 도착했을 때 기사분은 엘리베이터까지 같이 가주셨고 층도 눌러주셨다.

집에 들어가 주은이에게 잘 왔다고 문자를 남기고 나는 피곤함에 쉬었다.

얼마쯤 시간은 흘렀을까?

배가 고파왔다.

시간을 들으니 늦은 저녁이었다.

밥을 혼자 차려먹고 차분히 앉아 나는 의료 사회복지 강의를 들었다.

강의를 다 듣고 쉬고 있을 때 주은이학교를 마치고 돌아왔다.

"하지?" 나는 다가가 꼭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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