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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뚜리 Oct 28. 2023

가을이 물들고 있다.

모녀가 걷는  대학생의 길

어느덧 가을에 향은 제법 느껴지던 오늘

우리 아파트 앞 빨간 단풍이 그러했고

거리의 바닥은 중간중간 푹신하게 만들던 낙엽이 그러했다. 기분이 참 좋다.

적당히 불어대는 가을바람 덕에

상쾌한 기분마저 가득 든다.


"언니. 오늘 미용실 가는 날인 거 알죠."

"그럼요. 10시 30분. 예약했잖아요."

"맞아요. 우리 이제 가요."


그러나 미용실은 들어가자 요란한 소리로 가득했다.

바로 위층이 태권도 학원이었는데

아마도 다른 가게바뀔 예정

그러다 보니 요란한 공사 소리로

아래층 미용실까지 혼을 아주 뺀다.

그 속에서 난 염색을 했다.

보청기는 슬쩍 빼니 부담스러운 소리들이 얌전해졌다.

다가온 미용사 언니는 내게

편하게 있으라는 듯 쿠션을 가져다 주었다.

졸음이 온다.

머리만 남이 만지면 나타나는 나의 증세

머리를 감고 다듬고 드라이까지 마칠 때

보청기를 다시 끼웠다.

그러자 도우미 샘의 호들갑,


"언니 오늘 어디 가야 할 듯요 이뻐요 내일까지 머리 감지 않기에요."


좋아지는 기분, 손을 꼭 잡고 운동길에 나섰다.

날마다 가는 길이 익숙하지만

그래도 손을 놓지 않는 도우미 샘.


"가만, 잊을뻔했네 언니 집에 국 거리 하나도 없어.

우리 장보고 갈 거야... 뭐 먹고 싶어요?"

"네, 시금치 된장국이요"

"그래요 간단하게 사고 걸어가요."


그러나 막상 마트에 들어서니 유혹에 넘어가

조금 사려는 예상은 일찌감치 무너져 버렸다.

나눠서 들고 그래도 걸어서 집에 왔다.

피곤하지만 운동 된 기분, 땀방울이 그 증거를 말해준다.

점심 먹고 도움이 샘은 시간이 되어 퇴근.

혼자가 되었다.

이뻐진 내 머리 딸에게 사진을 보내고

중간고사 첫날인 아이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날려 본다.

젊어졌다는 아이의 고백에 좋아진 기분이

모범생으로 출발한다.

나이야 공부할 나이는 이미 졌지만 늦게 도전되던 사이버 대학.

강의를 차례대로 듣고 또 듣는다.

아이는 카톡으로 놀린다. 모범생 이라나. 그렇긴 하지 이왕 시작된 사회복지과 공부. 벌써 3학년이니 졸업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야간 대학교 다니는 우리 주은이는

학교에서 중간고사 치르고 집에 돌아왔다. 쉬고 있는 아이, 피곤했나 보다.

나는 나만의 글쓰기를 끄적끄적.

그러고 보니 올해는 글쓰기 강의를 무척 열심히 들어온 나 같다.

강콘 스쿨에서 봄과 가을 강사님을 모셔놓고 하던 글쓰기.

우리들의 이야기들은 문집 이라는 책에 실리게 되었다.

가을에 쓴 글도 책으로, 소리로, 점자로 태어날 우리들의 책.

기대가 되고 많이 기쁘다.

많은 시각 장애인들에게 더 좋은 글로 만나고 싶다.

시각 장애인 문집으로. 태어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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