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뚝 떨어지는 든든한 국 한 그릇
두 딸에게 알려주고 싶은 음식 이야기 #1
뺨이 얼얼할 정도로 추운 겨울이 찾아왔구나.
덕분에 공기는 맑지만 매섭게 추운 요즘이야.
이런 날은 아무리 잘 대비하고 외출해도 찬바람 잘못 들면 기침과 콧물이 나오기 쉬워진단다.
무엇보다 온몸의 긴장도 더해지는 계절이지
'감기는 병원에 가도 일주일, 안 가도 일주일이면 낫는다.'
이 말은 엄마가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말이란다.
너도 경험했듯이 감기는 병원에 꼭 가지 않더라도 나을 수 있어.
혹시 몸이 으슬으슬하고 기침도 조금씩 나와서 불편하다면 약보다 음식부터 챙겨보면 좋겠구나.
오늘의 주인공은 대파야.
추운 계절에 먹으면 더 달달하게 느껴지는 대파로 맛있는 국 한 그릇 먹어볼까?
몸의 긴장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긴장도 풀어주기 좋은 메뉴란다.
한 번 끓일 때 넉넉하게 만들고 냉동실에 보관해서 먹기도 좋으니 이번 국은 한 솥 가득 끓이면 좋겠구나.
알지? 엄마는 복잡하고 어려운 요리 안 하는 거~
그러니 믿고 따라와 봐.
<재료준비>
대파 4대 이상
소고기 600g
양파 1개
멸치액젓이나 국간장
선택재료 : 숙주, 고춧가루, 다진 마늘
사실 이 레시피는 고기가 없어도 맛있는 국이란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고기가 먹고 싶다면 양지, 우둔살 종류가 기름기가 적은 편이야.
꼭 한우를 고집할 필요는 없고 호주산을 구입해도 좋아.
압력밥솥에 고기를 삶아서 육수를 내자.
고기가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양파 한 개 넣어도 좋겠지.
20분~30분이면 고기가 푹 익을 거야.
고기가 익는 동안은 대파 손질을 해볼까?
오늘의 메인재료지
뿌리를 물에 담가 놓으면 하루도 안되어서 쑥쑥 자라는 모습 기억나니?
대파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어서 장수를 상징하기도 해.
그리고 위를 튼튼하게 만들어서 소화에도 도움이 되고 특히 감기 예방에 좋은 음식이란다.
그 사이 고기가 다 익었다면 한 김 식힌 다음에 손질해 보자.
결 따라 가늘게 찢으면 쫄깃한 식감이 있고 후루룩 먹기 좋아.
칼로 썰면 부드러운 맛이 더해진단다. 단, 오래 끓이면 고기가 부서지니 이 점도 잊지 말고
고기 손질은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지만 육수는 꼭 차가운 곳에 두었다가 쓰면 좋겠구나.
이렇게 기름이 둥둥 뜬 모습을 보면 건져내고 싶을 거야.
고운 체망으로 살살 뜨면 쉽게 제거할 수 있어.
넉넉한 냄비에 고기와 육수를 담고 준비한 대파를 왕창 넣으렴
대파가 뻣뻣하다고 걱정하지 말고
겨울에 나오는 대파는 대부분 뻣뻣하단다.
푹 익혀 먹으면 씹을 것도 없이 부드러워지니 괜찮아.
대파가 나른 나른해지면 그때 최종 간을 해도 늦지 않아.
멸치액젓을 넣으면 감칠맛이 나고, 국간장을 사용하면 깔끔한 맛이 날 거야.
여기에 숙주, 다진 마늘을 더해서 먹어도 좋고 칼칼한 매운맛을 원한다면 고춧가루와 청양고추를 넣어도 좋겠지. 대파개장국을 처음 끓여준 날이 생각나는구나.
흐물흐물해진 대파를 보며 대파인지도 모르고 꿀떡꿀떡 잘 먹는 너희들을 보며
"이렇게 크게 썬 대파를 국수가락처럼 호로록 먹는 아이들은 너희들 뿐일 거야~"
라고 엄마가 말해주었지.
엄마의 말을 듣고 어깨에 힘 들어가서 으쓱으쓱,
오물오물 먹는 너희들의 모습은 언제 봐도 참 귀엽다.
엄마의 집밥을 맛있게 먹어주어서 고맙다. 사랑한다. 내 두 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