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도 날이 좋아.
잘 지내?
오랜만에 보내준 편지들은 잘 받았어.
우리가 헤어지고 보내주던 편지가 끊긴 지 몇 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
난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온 소식은 널 찾아보라는 장난스러운 편지일 줄이야.
대체 몇 년이나 걸린 거야?
걱정했어.
그런데,
함께 병원 신세를 지고 있던 우리가,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난 날···.
모든 것을 다 잃고 머리까지 망가진 내가
무슨 생각으로 한 것인지 모를 질문에
이렇게 진지하게 답을 찾으러 다닌 것 때문에 이렇게 늦었구나.
넌 나에게 이런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구나.
고마워.
가장 소중한 것에 대한 답을 알려주려고 이때까지 애써줘서 고마워.
네가 말한 대로, 역시 네가 알려준 답 중에 내가 원하는 건 없더라.
하지만···.
그 답들을 얻기 위해 내가 이때까지 지낸 시간이 너무 부족했단 걸 잘 깨달았지.
그만큼 네가 나와 너 자신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도 알았고.
덕분에 이제부터 뭘 해야 할지 방향을 잡았어.
친구.
나도 다시 여행을 떠나.
이제 나의 길을 안내해줄 너의 편지도 없으니까,
스스로 길을 벗어나서
내 남아있는 최선의 시간 동안···.
언젠가 네가 다시 한번 편지를 주길 기다릴 거야.
나의 답장이 잘 가기를.
마지막 날까지 방황할 너의 사랑하는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