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느끼는 감정 2

그 감정... 알 것 같다.

by 오롯이

9월 22일, 어렵게 시작한 2학기가 한 달이 되는 날이다.

개학 전 내 다짐처럼 담임선생님과 시간 나는 틈틈이 소통하면서 의견을 공유하고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보내다 보니 한 달이 지났다.

나만큼 담임선생님도 많이 힘든 시작이었으므로 공감이 되었고 배려했던 것 같다.

그렇게 안정이 되고 편안해지고 있다.

더 솔직히 말하면 하루하루 돈독한 "한 편, 짝꿍"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등산을 갔다.

개학 전 갔던 산인데 이번에 오를 때는 한결 가볍게 오를 수 있었다.

몸도 가벼웠지만 마음도 가벼웠다고나 할까?

정상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양성산 정상

'이걸 보려고 산에 오르지~잘 왔어. 너무 멋지다!'

변한 내 마음가짐에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렇게 마음가짐 하나로 다르게 느낄 수 있다니...'

개학 전에는 푹푹 찌는듯한 여름날 평일이라 등산객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가을옷을 갈아입는 산에 도란도란 가족애를 다지기 위한 가족단위 등산객들이 많았다.

하나 혼자지만 나는 전혀 기죽지 않았고

준욱 들지 않았다.

사실 나는 노을이 보고 싶었는데 혼자이고 밤에는 위험한 산행이라 아쉬운 마음, 다음을 기약하며 내려왔다.

산을 내려와 남편에게 가볍게 술 한잔 할 데이트를 신청했다.

내가 먼저 술을 권하는 일이 없기에 남편은 흔쾌히 허락했고 지난번 간 강남포차로 갔다.

더 사이좋아지는 중...

가는 길 손을 잡으려고 하는 남편에게 땀내가 날까 봐 신경이 쓰인다고 하자

"그건 문제가 아니지~"

하면서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선다.

어쩜 말을 이리도 예쁘게 하는지... 극 T인 남편의 18년 함께 산 학습 된 F 식 대답이지만 제법 자연스럽고 사랑이 묻어난다.

그렇게 가벼운 안주와 소주를 시키고 한 잔씩 기울였다.

이런 날이 정말 드물기에 남편은 나를 바라봐주고 기다린다.

뭔가 느낀 걸까?? 나는 자연스럽게 지난 1학기 일을 울었다 웃었다... 이야기하고

오늘 산행에서 느낀 점도 말했다.

다 듣고 남편이 이야기한다.


"당신한테 뭔가 있는 것 같긴 했어. 산에 갈 때마다 걱정했고 먼저 말할 때를 기다렸어. 오늘 듣네."

"물어보지 그랬어?"

"평상시랑 달랐어. 깊이가 다른 고민? 걱정?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느낀 건 그랬어."

"그랬구나. 맞아. 내가 느끼는 게 어떤 감정인지 모르고 한 달 지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뭔지 알 것 같아."

"그게 뭔데?"

"나만 남겨졌다고 생각해서 불안했나 봐."

"00야, 혼자 맘고생 하지 말고 다음엔 꼭 얘기해.

근데 사실 있잖아......"


이런이런.... 최근 남편에게도 고민이 생겼나 보다.

듣자 하니 같은 조경팀에서 17년을 같이 일한 직원이 육아로 일을 그만둔다는 것이다.

새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어떤 이가 올지 걱정을 하고 있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남편의 고민에도 나름 조언을 해 줄 수 있었다. 하하하하


"여보, 나처럼 미리 걱정하지 마. 제일 중요한 건 마음가짐인 것 같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해결이 되는 것 같아."

"오~~ 조언해 주는거야?!"


미안하고 고생했다며 잘할 수 있다, 서로를 응원하며 마지막 잔을 비우고 더 사이좋은 모습으로 집에 왔다.


지난번 1편에서 나는 생각했다.

왜 사람은 큰 고통이 따른 뒤에 깨달음을 얻는 걸까? 하고...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생각이 든다.

깨달음을 얻고 성장한다면 어떤 이는 어려움의 과정 싫어서(회피), 직면하기 싫어(회피) 성장을 포기해도 되나? 그게 가능은 한 걸까? 하고 말이다.


아... 삶은 너무 어려운 것 같다.

나이가 들면 덜 할 거란 막연한 기대를 했는데

살짝 접어둬야겠다.

대신 다음에 있을 수 있는 고통에 예방주사 정도로 생각해야겠다.


<여담> 오늘 출근하니 1학기 담임선생님이 내 책상에 깜짝 선물을 두고 갔다.

아침부터 감동 과다섭취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들,

힘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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