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영이네 사정을 동네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인영의 엄마는 인영이 태어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도망쳤다. 할머니는 병으로 둘째 자식을 잃은 후 미쳐버렸다. 인영은 아홉 살이 되도록 말을 잘하지 못했고, 글도 쓸 줄 몰랐다. 당연히 학교도 가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인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누구도 인영을 돕지 않았다. 할머니 때문이었다. 인영의 할머니는 산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대신 누군가 산에 들어가면 득달같이 달려와 대거리를 했다. 사람들은 인영이네와 얽히는 것을 피했다.
인영의 할머니는 인영을 좋아하지 않았다. 인영은 할머니가 밥을 잘 주지 않아서 몰래 쌀독을 뒤져 생쌀을 씹어먹곤 한다고 했다. 인영은 가족에 대해서 잘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가족 이야기를 하면 어른들이 쓰다듬어주고 먹을 것을 쥐여준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는 종종 가족에 대해 말하게 되었다. 인영의 말에 따르면 할머니는 귀신이고 아빠는 등신이었다.
인영을 두고 도망친 다음 날, 인영은 오후가 되어서야 등교했다. 아침에 나타나지 않아서 혼자 배를 타고 학교에 왔는데 어떻게 온 건지 궁금했다. 인영은 전날 있었던 일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학교가 끝난 후 언제나처럼 우리 집으로 따라와 내 눈치를 보며 거실 한 켠에 가만히 앉아 내가 마음대로 틀어두는 만화 영화를 곁눈질했다. 그리고 엄마가 불러 앉혀 먹이는 저녁밥을 깨끗이 비운 후 집으로 돌아갔다. 어느날과 똑같은 날이었다. 그러나 나는 어딘지 인영에게 빚을 진 기분이었다. 한 씨 아저씨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날의 일이 떠오른 것은 그래서였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뭍으로 이사할 예정이었다. 몇 년간 붙어 다닌 탓에 내가 떠난 후 아빠도 없이 홀로 남을 인영이 안쓰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옆집 개가 밥을 먹었는지를 걱정하는 것과 같았다. 좋아하는 만화 영화가 시작하거나 엄마가 나를 부르기라도 하면 금세 사라져 버리는 고작 그 정도의 마음이었다.
나는 이른 아침 인영을 찾아 산을 올랐다. 홀로 산을 오른 것은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인영의 할머니가 무서워 딱 세 번만 부르고 안 나오면 돌아가려 했는데 인영은 한 번 만에 비닐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방금 일어난 듯 까치집이 된 머리에 얼굴엔 눈꼽이 잔뜩 껴있었다. 인영은 손으로 대충 눈꼽을 털어낸 뒤 무슨 일이냐는 듯 나를 올려다보았다. 살집이 많은 눈두덩이에 가려진 작은 눈이 반질거렸다. 인영의 눈은 할머니를 닮았고, 피부는 한 씨 아저씨를 닮았다. 심부름으로 항구에 아빠를 보러 갈 때면 먼발치에서 한 씨 아저씨를 보곤 했다. 누군가에게 혼나고 있거나 잔뜩 주눅이 든 채 배 한 켠에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한 씨 아저씨는 인영과 할머니가 그렇듯 키가 작았고 왜소했다. 얼굴은 거의 흙색으로 보일 정도로 까맸다. 우리 아빠보다 한참이나 나이가 많아 보였다. 아저씨라기보다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게 마땅할 것 같았다. 그래도 다들 한 씨, 아니면 아저씨라고 불렀으므로 나도 한 씨 아저씨를 말할 일이 있을 때면 한 씨 아저씨라고 불렀다.
나는 인영에게 한 씨 아저씨를 찾으러 가자고 했다. 그건 지금 생각해봐도 어린아이의 잔인하고 순수한 호의로 시작된 놀이였다. 인영은 내가 하자는 일을 거부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그때도 그랬다. 방금 일어난 상태로 나와 함께 산을 내려갔고, 내가 어깨가 아프다고 내민 가방을 받아 맸다.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아빠가 사준 것이다. 인영은 입학하고 몇 달이 되도록 가방을 매지 않고 학교에 왔다. 나중에는 인영을 가엽게 여긴 선생님이 간단한 학용품을 천가방에 담아줘서 그걸 들고 다녔다. 인영은 초등학교 저학년들이나 쓸법한 내 분홍색 가방을 부러워했다. 내가 가방을 대신 매달라고 하면 아무리 무거워도 마다하지 않았다. 인영과 분홍색 가방은 정말로 어울리지 않았다. 누가 봐도 남의 것을 빌려 맨 것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그걸 한 번도 인영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가방이 무거웠고 인영은 가방 매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해 4월 내가 살던 섬에 큰 태풍이 지나가며 한 명이 다치고 한 명이 실종되는 피해를 보았다. 태풍이 마을의 초입에 도달한 날 농작물을 확인하러 나섰던 김 씨 할아버지가 거세게 부는 바람에 넘어졌다. 할아버지는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보건소에서 앓다가 아침에야 섬 밖의 큰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그리고 태풍의 꼬리가 마을을 넘어가던 밤에 한 씨 아저씨가 사라졌다. 마을 어른들과 두 명뿐인 해양경찰이 나서서 마을 주변의 바다를 수색했지만,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작은 마을에 이보다 큰 우환이 생기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고, 태양이 마을을 비추자 천천히 마른 담벼락마다 하얀 소금 가루가 굳어갔다.
인영과 나는 비슷한 듯 다른 담벼락 사이를 이리저리 걸어 내려갔다. 엄마가 하나로 모아 묶어준 말총머리가 내 목덜미를 시계추처럼 규칙적으로 스쳤다. 나는 가끔 고개를 돌려 인영이 나를 제대로 쫓아오고 있는지 확인했다.
경찰은 한 씨 아저씨가 갑작스럽게 들이친 파도에 휩쓸렸을 거라고 했다. 신고가 들어간 것은 어제였다. 마을주민이 아들을 찾아 폭풍우치는 바닷가를 서성이는 인영의 할머니를 발견하고 대신 실종 신고를 해주었다. 어른들은 바다가 잠잠할 때마다 섬 주변과 그보다 먼 바닷가 일대를 수색했다. 어제오늘 섬 주변을 몇 번이나 돌았지만 한 씨 아저씨는 어디에도 없었다. 아저씨의 작은 배 한 척만 항구에서 출렁거리고 있었다. 아빠는 새벽 집을 나서며 오늘이 고비라고 했다. 죽었다면 시체를 물고기가 모두 뜯어 먹어 찾을 수 없을 것이고, 살아있다고 해도 어디 돌섬에 흘러들었을 텐데 혈혈단신으로 사흘을 넘기기 힘들었다. 오늘이 지나면 아무 신발이나 한 짝 구해다 제사를 치러야 할 판이었다.
인영의 할머니는 한 씨 아저씨의 시신이 나오기 전에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했다. 그 집 할머니를 생각하면 뒷골이 선뜩했다. 나는 다시 앞을 보고 걸으며 말했다.
물에 빠진 사람은 다시 바다로 쓸려오곤 한 대.
멀리 해변의 초입이 보였다. 해변은 항구의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간조에는 마을의 어른들이 몰려가 바지락이며 미역 따위를 캐오고는 했다. 오늘은 태풍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무도 없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바리케이드와 쇠사슬로 막혀있었다. 나는 바리케이드 위를 기어올랐다. 어디까지나 간이로 세워둔 것이었기 때문에 넘어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오랫동안 바닷가에 있었던 철골은 축축하고 끈적했다. 원래는 노란색과 검은색이었을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져 손마디마다 거친 면이 느껴졌다. 두 발을 바리케이드 밑단에 올리고 가장 높은 곳을 잡았다. 바리케이드를 넘어오고 보니 손과 옷에 검은 때가 잔뜩 묻어있었다. 바지에 문질러 닦았지만 잘 지워지지 않았다. 나는 먼저 넘어가 인영을 돌아보았다. 인영도 바리케이드에 다가섰다. 막 바리케이드를 넘으려는인영을 두고 나는 바닷가로 걸어갔다.
우리는 간조로 뒷걸음질 친 바다를 쫓아 걸었다. 내가 앞장서고, 인영은 그 뒤를 따랐다. 우리는 버려진 그물, 부표, 나무 조각을 지났다. 뭍에서부터 떠밀려온 뭔지 모를 쓰레기도 종종 보였다. 갯벌 초입은 모래사장이라 걷기 수월했지만 바다에 다가갈수록 흙이 질척해지기 시작했다. 금세 몸이 축축하고 껄끄러워졌다. 멀리 보이던 바다가 지척으로 가까워졌을 때 인영이 멈췄다. 그리고 손을 뻗어 무언가를 가리켰다. 처음에는 작은 언덕이라고 생각했다. 까만 진흙이 바닷물에 밀려와서 쌓인 것 말이다. 가까이 다가가니 그건 언덕이 아니라 뒤집힌 배였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는지 페인트가 다 벗겨져 원래의 색을 알 수 없었다. 간조로 물러난 바다의 끝보다 조금 더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배의 밑단에서 바닷물이 밀려났다 돌아오며 찰랑거렸다. 나는 뒤집힌 배에 가까이 다가갔다. 배의 밑으로 제법 큰 불가사리가 반쯤 비어져 나와있었는데, 바라보고 있으니 마치 사람 손 같았다. 내 곁으로 다가온 인영이 불가사리를 보고 놀라는 게 느껴졌다. 나는 웃으며 인영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배에 두어 발짝 다가섰다. 인영이 내 곁으로 마지못해 따라왔다. 나는 바로 직전에 인영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이 다시 떠밀려온다는 그 말. 어쩐지 섬뜩한 예언처럼 여겨졌다.
저거 가져와 봐.
나는 불가사리를 가리켰다. 인영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눈에 힘을 주고 인영을 빤히 쳐다봤다. 곧 인영이 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인영 주변으로 물방울이 튀었다. 인영은 몸을 숙여 배 밑에 깔린 불가사리를 손으로 잡았다. 그것을 대번에 놓았다. 나는 소리 질렀다.
왜 그래?
인영은 고개를 저었다.
안 빠져?
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배를 향해 걸어갔다. 살짝 밀어보니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인영에게 배를 밀도록 시켰다. 인영이 배를 들어올린 사이 불가사리를 꺼낼 생각이었다. 인영이 내 신호에 맞춰 배를 밀었다. 아무리 작은 배라고 해도 또래보다 몸집이 작은 인영 혼자 들어서 넘길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배는 조금 들렸다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잘못하다가는 그 반동 때문에 손이 다칠 것 같았다. 인영에게 제대로 밀라고 말하려는데 불가사리가 배 안으로 사라졌다.
사라졌어.
내 말에도 인영은 계속 배를 밀었다. 나도 일어나 인영과 함께 배를 밀었다. 배가 내 몫만큼 조금 더 들렸다. 그리고 순간 넘어갔다. 나는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바닷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얼굴에 붙은 물기를 털어내고 배 밑을 살피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모랫바닥뿐이었다. 인영과 나는 서로의 얼굴을 멀거니 바라봤다.
먼저 움직인 것은 인영이었다. 인영은 바다를 향해 배를 밀었다.
바다로 나가게?
인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금방이라도 침몰할 것처럼 낡은 배였다. 나는 인영을 말릴지 고민하다 인영과 함께 배를 밀었다. 인영은 고집을 거의 부리지 않는 대신 한 번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애초에 집을 나선 것은 인영의 아빠를 찾기 위해서였다. 배를 탄다는 게 그 일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일처럼 느껴졌다. 사실 이렇게 작은 배는 해류에 밀려 멀리 나갈 수도 없었다. 만약 나간다 해도 마을의 주변에는 우리 섬 같은 곳들이 잔뜩 있었다. 반나절이면 가까운 섬으로 밀려가 발견될 터였다. 둘이 함께 밀자, 배가 바다로 떠올랐다. 내가 먼저 올라타고 인영을 끌어올려 줬다. 인영이 배에 하나 남아있는 낡은 노를 잡았다. 꼭 물장난치는 아이처럼 노를 이리저리 휘저었다. 작고 얇은 몸짓에 의미 없는 물방울만 사방으로 튀었다. 나는 인영이 노 젓는 모습을 지켜봤다. 바다는 잠잠했다. 폭풍이 지나간 후면 으레 그렇게 깊은 잠을 자고는 했다. 인영이 보는 쪽을 함께 쫓으며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늠해 보았다. 배는 내 생각처럼 해변가를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제 나름의 방식으로 열심히 노를 젓는 인영을 보다가 적당히 따뜻한 태양의 온도에 깜빡 잠들었다. 아주 잠깐이었다. 오 분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배에 기대어 있던 머리를 들었을 때 보인 것은 푸른 바다였다. 멀리 우리가 떠나온 해변이 보였다. 수영으로 돌아가려면 돌아갈 수 있겠지만 꽤 먼 거리였다. 나는 꼭 그 거리만큼 불안해졌다. 육지로부터 어느 정도 멀어지자 곧 섬 주변을 도는 해류를 따라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영은 내내 짊어지고 있던 가방 안을 뒤지고 있었다. 인영은 가방 안에서 과자 한 봉지를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자, 먹어.
말끝을 길게 끌며 인영이 나에게 과자를 건넸다. 그건 내 말 버릇이었다. 그 사실을 안 것은 인영이 나와 친구가 되고 거의 일 년이 지났을 때였다. 반 아이들이 인영과 내 말투가 똑같다고 했다. 나는 당황스러워서 얼굴이 뜨거워졌다. 어쩐지 부끄럽고 숨고 싶었다.
인영은 곧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어휘력이 좋지 않았다. 글은 초등학교 1학년 수준으로 밖에 쓸 줄 몰랐고, 말은 그보다 조금 나은 정도였다. 의사소통을 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어려운 단어를 쓰면 작은 눈을 끔뻑거리며 나를 멀거니 쳐다보고는 했다. 예를 들어서 ‘간조’나 ‘만조’같은 것들. 인영은 바다가 때가 되면 멀어졌다 가까워진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걸 뭐라고 부르는 지는 몰랐다. 그래서 인영과의 대화는 언제나 인내심이 필요했다. 내가 아는 가장 쉬운 단어를 조합해서 천천히 말하고 또 말해야 했다. 그런데 인영이 잘하는 몇 개의 말이 있었다. 이를 테면 방금 말한 ‘먹어’ 같은 말. 내가 인영에게 자주 하는 말이었다.
인영이 나에게 건넨 과자는 담임선생님이 칭찬스티커를 다 모은 아이에게 주는 것이었다. 손바닥만한 과자 봉지는 오랜 외출에 잔뜩 구겨져 있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인영은 고개를 기울이더니 과자를 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물병을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목이 마르던 참이었으므로 물을 받아 마셨다. 인영이 웃었다. 얼굴이 둥그런 모양으로 일그러졌다.
우리 너무 멀리 왔어.
인영은 고개를 저었다.
슬슬 배고픈데 돌아가자. 한 씨 아저씨는 어른들이 찾을 거야.
아빠는 바다에 있어.
나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는 인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인영이 고집을 부릴 때 짓는 표정이었다. 파도가 나를 채근하듯 배를 둥글게 밀었다. 나도 인영을 달래듯이 은근하게 말했다.
해변에 있을 수도 있잖아.
바다에 있어.
어떻게 알아?
봤어.
뭐를? 한 씨 아저씨가 바다로 가는걸?
응.
그러니까. 그래서 다들 지금 수색 중이잖아.
인영이 고개를 저었다.
왜 그래?
아빠랑 할머니가 싸웠어.
이틀 전에?
맨날.
맨날 싸운다고?
아빠가 할머니한테 으악, 하고 나는 아빠를 따라갔어. 혹시 엄마같이 될까 봐.
인영이 고개를 돌려 딴 곳을 쳐다봤다. 막 인영이 뭔가 말하려는 사이 바다는 배를 섬 뒤편으로 옮겨갔다. 멀리 아기 절벽이 보이기 시작했으므로 나는 조급해졌다. 인영에게서 노를 빼앗았다. 인영이 칭얼거렸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하나 뿐인 노를 양쪽으로 번갈아가며 저었다. 아기 절벽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기 위해서였다. 간조로 낮아진 수면 위로 절벽 주변에 솟아난 크고 작은 돌들이 보였다. 어떤 돌은 집 한 채만 했고 어떤 돌은 사람만 했다. 어린아이, 어른, 노인과 같은 돌이 다양하게 솟아 있었다. 어른들은 그 돌 하나 하나가 아기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이라고 했다. 죽어서 돌이 된 채로 절벽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대로 라면 나와 인영도 돌이 될지 몰랐다. 거대한 해류는 나의 형편없는 노젓기 실력으로 막을 수 없었다. 아기 절벽은 계속해서 가까워졌다. 절벽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작은 돌에 배가 부딪혔다. 제법 큰 소리가 났다.
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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