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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 Apr 01. 2024

4박 5일동안 도쿄에서 따라다녀본 카페들

커알못이라 커피맛은 설명 못합니다.

4박 5일동안 도쿄를 다녀왔다.


 2년 전, 백수신분으로 처음 끌려가본 도쿄는 해외여행이 거의 전무한 나에게 가슴 벅찬 경험을, 그리고 많은 아쉬움을 남긴 곳이었다. '다시 오면 정말 돈 걱정없이, 원없이 먹고 쇼핑을 하겠다.' 다짐을 했던 도쿄를 다시 한번 다녀왔다. 이번엔 총알 두둑하게 챙겨서


 도쿄를 다녀온 이야기를 중간중간 가볍게 다뤄볼 예정이다. 첫 번째 테마는 바로 카페.

나는 커알못이다. 나의 예비 평생 동반자이자 커피에 조예가 깊은 Celia(한국인)를 따라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다지만 그녀랑 커피를 마신지 5년이 지나도 나는 커피의 'ㅋ'자도 모른다.

 비록 커피의 맛에 관해 말할 수는 없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 즐겼던 도쿄의 카페들 중, 몇군데를 소개해볼까 한다.


 카페 트리콜로레 (Cafe Tricolore)
화려한 긴자 골목 사이에 시간을 거스른듯한 건물이 서있다.

 긴자에 위치한 오래된 킷사텐. 1936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는 카페말고 킷사텐(喫茶店)이라고 하는 곳들이 있다. 찻집이라는 뜻으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오래된 카페를 뜻하는데, 우리나라에 레트로 열풍이 있듯이 일본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흘러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다방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되겠다.


일본에서는 매장내부 사진을 함부로 찍기가 어렵다. 아침매뉴는 토스트.
어디까지 올라가시는 겁니까

총 2층으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오전타임에는 2층을 오픈하지 않는다. 아침에만 판매하는 브런치매뉴가 있어 오전방문을 했다. 내부로 들어가면 개화기의 가게에 들어온듯한 엔틱함이 느껴진다. 계단에서 줄서 30분가량 기다렸는데, 가게 안을 두리번거리는 재미가 있어 그리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


이곳을 오면 카페오레를 마셔야 한다. 주전자에 끓여진 커피와 우유를 와인 디캔팅하듯이 따라주는 퍼포먼스를 하기 때문. "따라줄 때 하나도 안튀게 따라준다더라"며 Celia가 잔뜩 기대감을 심어줬는데 너무 많이 튀더라. 오히려 즐거웠다. 커피와 우유비율은 어떻게 할지 물어보는데 나는 주는대로 먹어서 5:5로 마셨다. 보통 커피, 우유가 5:5면 커피맛이 강하기 마련인데 이건 부드러웠다. 오전의 첫 잔으로 마셔도 거부감이 없는 커피였다. 낙하쇼가 부드러움에 한몫하지도 않았을까. 한편으로는 5:5임에도 밍밍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후글랜(Fuglen)
여기는 시간을 잘보고 와야한다. 매우매우 긴줄을 서기 싫다면...

 도쿄 시부야에 있는 이미 너무 유명한 카페.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작한 카페의 유일한 아시아 진출점이 일본이라고 한다. 원래 이름은 노르웨이어로 '새'라는 뜻의 '풀른'인데 발음을 못해서 후글렌으로 불리고 있다고...


실내사진은 없지만 분위기가 좋고 바깥에서 마시는 것도 나름 운치있다.

 외국인이 많아서 그런지 카페보다는 북유럽의 작은 바에 온 느낌이 든다. 실제로 저녁에는 주류를 판매하니 밤에 와서 위스키 한 잔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일하는 분들이 한 명 한 명 매력있고 젠틀하셔서 '이분들을 모시고 화보촬영을 하면 정말 멋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커피에선 산미를 좀 느꼈고 라떼는 부드럽고 고소했다. 일본은 우유가 맛있어서 그런지 웬만한 카페의 라떼들은 고소한 것 같다. 분명 맛있긴 했는데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아마 오전에 리틀냅을 다녀왔기 때문일 것이다.


리틀 냅(Little nap)
Little nap을 기준으로 왼쪽에 이쁜 철도 건널목이 있다.

시부야에 있는 작은 카페로 이번에 방문한 카페 중 최고였다. 좌석이 거의 없는 협소한 공간이지만, 건물 맞은편 난간에 걸터앉아 마실 수 있으며 건물 뒤로 열차가 지나다닌다.


커피를 마신다면 파운드케이크도 같이 먹는걸 추천한다. 달달한 디저트와 고소한 커피의 궁합이 좋다.

 이곳은 무조건 날씨 좋은 날, 주중 오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방문한 월요일 아침에는 날씨, 풍경, 커피가 삼위일체로 완벽했는데 주말에 가면 이런 여유로움을 느낄 수가 없을 것이다.


 이곳은 라떼와 커피 둘 다 맛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라떼를 추천한다. 커피 자체도 산미보다는 고소함에 가깝다. 고소한 커피와 고소한 우유가 조화롭게 만나니 더 할 말이 없는 라떼였다. Celia는 두 잔 마셨다. 커피맛도 모르는 내가 느낄 정도니 시부야에 온다면 꼭 한번 가봤으면 한다.


Coffee Embassy Kamiyacho
분명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분실되었다...    참조 : 구글맵스

 출국날 오전에 방문한 곳. 원래는 Heckeln이라는 킷사텐을 마지막으로 방문하려 했는데, 오픈런을 실패해서 찾아온 곳이다. 정말 전형적인 옛날 일본 카페의 모습이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끓이는 커피와 오래된 가구들, 신문을 읽으며 담배를 피우는 손님까지. 관광으로 오는 게 아닌, 진짜 지역민들이 하루를 시작하러 오는 곳이다. 흡연이 가능한 카페라서 비흡연자들은 힘들 수 있겠다.


 적당한 가격의 아침매뉴와 함께 아이스 카페오레를 마셨다. 이쯤 되니까 전반적으로 일본의 카페오레와 한국 라떼의 차이가 느껴졌다. 한국은 다크로스팅 원두를 많이 즐겨 라떼가 진한 느낌이라면, 일본의 카페오레는 라이트로스팅 원두와 특유의 너티함, 그리고 우유의 풍미가 강해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이었다.


 체질상 커피를 많이 마시지 못하는 나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온 일본 커피덕에 하루에도 여러 군데의 카페를 다녀올 수 있었다. 지식이 짧아 커피 맛을 고소하다로 전부 퉁쳤지만 누군가의 도쿄여행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카페추천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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