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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Sep 11. 2023

앓는 소리

병간호하다가


       앓는 소리

                정 여사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명령한다

참 고약한 인생 마지막 길마저도 온 힘을 쏟아내고 있다

당당한 한 여인의 자리를 내려놓고

나약한 여든의 앓는 소리

이미 늦어버린 아픔
잠시 웃음을 멈추게 한다

삶의 연명
고통 속의  희미해지는 이름들

그저 바라보는 가슴앓이 사랑이 되어버렸다

사는 것도 힘들었네 죽는 것 마저 힘들게 한다

연명의 터전에서는

삶과 죽음의  앓는 소리가 거칠다



준중환자실에 누워 계시는 할머니 간호를 하다가 쓴 시.

엄마의 슬픔이 느껴진다.

할머니의 고통이 느껴진다.


온몸에 암이 전이된 할머니

가망이 없다는 건 알지만

만날 수 없는 건 너무 서글프다.


일반실로 옮겼는데

혼자가 직접 휠체어 타고 나오지 않으면 면회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점점 의식이 흐려지고 계신다는데

나도 할머니 손 한번 잡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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