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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다 큰 딸이 한 방?

아.. 불륜이었구나

by 넌들낸들

여행사에 다니면서 사람 보는 눈이 생겨났는데

그중 하나가 불륜 커플 알아보는 거였다.


이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도 불륜인듯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심지어 대놓고 자기네들끼리 바람피우는 이야기를 시시콜콜 다 떠들고 있어

세상이 미친 건지 내가 너무 유교걸인건지 알 턱이 없다.


하루는 50대 남성분과 23살 여성분 여권이 팩스로 들어왔다. 성이 같기에

아빠와 딸 여권 팩스가 들어오는 건가 했다.


고객님에게 바로 전화가 왔다.

"팩스 잘 들어갔나요?"


"네. 두 분 여권 잘 받았습니다. 따님과 같이 여행 가시는 거였네요. 보통 딸과 휴양지로 떠나는 건 드문데. 딸이 발리 가고 싶어 했나 봐요. 그럼 룸을 2개로 잡을까요? 한방이면 불편하실 텐데요."


남성분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려왔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룸 하나면 됩니다."


그 순간 직감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여성분의 전화가 왔다.

"ㅁ씨 딸인데요."


"아. 네 잠시만요.....(검색 후) 네 발리 *월 *일에 가시는 분이시네요. 어쩐 일이시죠?"


"ㅁ씨 *년 *월 *일생 맞죠?"


"네 맞습니다만. 무슨 일이실까요?"


"아닙니다. 그냥 확인차 전화 드렸습니다."


이 전화 이후 다음날 예약자 취소 전화가 왔다. 난 바로 취소 요청을 했다. 그런데 잠시 후 같이 동행하는 분의 연락이 왔다. 확실히 지난번 딸이라며 온 전화 목소리와 달랐다.

"ㅁ씨만 취소하고 전 갈 거예요. 제 건 살려두세요."


"아 네. 그런데 1인으로 가시면 비용이 더 드십니다."


"비용은 ㅁ씨가 낼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아마 바람피우는 게 걸려서 여행 취소 된 거 같은데...

여성분은 혼자 떠나기로 하셨고

정말 혼자 떠나셨다.

비용은 그런데 ㅁ분이 내셨다.





여러 불륜 커플 여행 많이 보냈는데

유독 이 커플이 기억에 남았다.

그 여자분의 나이가 나랑 같아서였다.


어떻게 아빠 뻘인 사람과....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부부의 세계 스틸컷...정말 말도 안되는 명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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