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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동 여행사 생활
12화
틀니 찾아준 사연
생각보다 틀니 잘 잃어버리세요.
by
넌들낸들
Sep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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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사무실에 있으면서 종종 오는 전화가 바로 분실물 문의이다.
현지 여행 중에 잃어버리면 현지 가이드에게 문의하면 되는데
굳이 국제전화 써가며 나에게 전화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 내가 편한가 보다.
여권 분실일 경우는 반드시 전화해야 한다.
그럼 여행사가 임의로 복사해 둔 여권 사진을 대사관으로 보내주어 임시 여권을 발행할 수 있다.
토요일 퇴근 후 여권 사진 분실 문의로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여권 복사본 팩스로 보내준 경우도 있다.
그런데 가장 황당했던 분실물은 틀니이다.
의외로 틀니 분실 사건이 많은 편이다.
일본 여행 중에 호텔에 두고 온 것이 생각한 할머니는 나에게 전화를 했었다.
차량 이동으로 관광지 투어 중에 생각이 난 거였다.
현지 가이드 분을 바꿔달라 하고
고객님 호텔 룸 번호를 알아내자마자
난 호텔로 전화했다.
다음날이면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라 오늘밤만 일본에서 지내는 거라 이동 중인 호텔로 받기는 무리였다.
고객님께 다시 전화 걸어 상황을 이야기해 주었고
틀니는 택배로 한국으로 보내는 걸로 결정되었다.
"그런데 고객님 틀니 없으셔서 식사는 어찌하고 계세요?"
난 진심으로 할머님의 끼니가 걱정되었다.
맛있는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어도
틀니 없이는 그림의 떡이 아닌가.
할머님은 웃으시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지요. 내가 칠칠맞아 내 이빨도 놓고 다니고.. 늙어서 주책이여."
"아니에요. 이런 일 많으세요. 호텔로 보내드리면 좋은데 거리가 멀고 내일 아침에 바로 받기는 힘들 거라네요. 한국 집 주소로 보내달라고 잘 요청해 놓겠습니다. 그런데 택배비는 할머님이 한국에서 내야 합니다."
"걱정 안 해도 돼. 내 이빨 찾아주는 걸로 다 고맙지."
"마지막날인데 야경 잘 보시고 돌아오세요."
고객님은 돌아와 틀니를 잘 받았고
고객님의 자녀분이 전화를 주셨다.
"저희 엄마 틀니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도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고 하네요."
늘 분실물 찾아주고도 감사하다는 인사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막상 인사를 받으니
몸 둘 바를 몰라 부끄러웠다.
"늘 있는 일입니다. 택배 잘 받았다니 다행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출처:이해나 핼스조선 기자님의 기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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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섭 받기를 제일 싫어하던 사람이 잔소리꾼이 된 아이러니... 이것저것 떠오르는 일들, 맛집 소개, 육아 일상 등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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