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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동 여행사 생활
10화
편도 티켓 발권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by
넌들낸들
Sep 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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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칸테이너 밸트 사진 출처:부산경제신문
내가 항공 티켓 발권 한 것 중 60%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편도 티켓이었다.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다 비자 발권을 위해
귀국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티켓이다.
항상 연락은 사무실 여직원과 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자주 하다 보니 목소리만 듣고도 어느 중소기업인지 알아차렸다.
베트남 티켓이 주였다.
그래서 난 베트남 항공사 직원과도 자주 소통했다.
원하는 날짜에 여권 팩스 보면서 편도로 티켓 발권하고 메일로 보내주면 되어서 간단한 업무라 커피 한 모금하며 여유롭게 일할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 생각이 들었다.
몇 년 만에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는 건데
빈손으로 가진 않을 텐데
수화물에 바리바리 싸도 무료 수화물 기준 20kg (13년 전 그때 당시...) 로도 부족할 텐데...
오지랖 일 수 있지만 난 회사로 전화해 보았다.
"안녕하세요 # 여행사입니다. 휘뚜루마뚜루씨 귀국 하실 때 짐이 많으실까요?"
"네 안 그래도 주변에서 물려받은 옷도 선물 받은 것도 많다고 하셨어요."
"역시 그럴 것 같았어요. 다시 전화드릴게요."
바로 베트남 항공사에 전화했다.
"안녕하세요. #여행사 ★입니다."
"네 ★씨 잘 지내죠?"
"네. 언니 저 기억하시네요. 다름 아니라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
"뭘까? 울 귀여운 ★씨가 부탁을 다 하고~"
"예약번호 abcd1234 efg 고객님이요. 외국인 노동자 이신데 오랜만에 가족들 찾아뵌다고 짐이 많으세요. 무료 수화물로 감당이 안될 거 같아서요. 쪼끔 아주 쪼끔이라도 늘려주시면 안 될까요?"
"아이고 착해라. 알았어 기다려봐......
.....
.....
(
수화기 너머 타자기 두드리는 소리가 엄청 들려왔다.)
30kg 까지는 수화물 늘려줄게. 요청해 놨어. "
"와 언니 천사 세요? 감사합니다."
"늘 우리 항공사 이용해 줘서 고마운데 이 정도 도와줘야지."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이용할게요. "
다시 중소기업에 연락드렸다.
무료 수화물 늘려놨으니 귀국하실 때 더 기쁜 마음으로 가시길 바란다며 말을 전했다.
이 일로 이 중소기업은 물론 주변의 다른 기업의 외국인 노동자 티켓 발권도 많이 들어왔다.
다 소개받았다며 항공권은 나에게 맡기기로 했다며 이야기해 주셨다.
발권 하나로 영업 제대로 되었다.
단골이 생김으로써
나도 베테랑이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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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수화물
여행사
Brunch Book
질풍노동 여행사 생활
08
네~김양입니다.
09
약속 시간 좀 지켜주세요.
10
편도 티켓 발권
11
진짜 선물 부담스럽습니다.
12
틀니 찾아준 사연
질풍노동 여행사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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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시간 좀 지켜주세요.
진짜 선물 부담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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