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하시는 분, 회사원, 학생 등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상담하는 시간도 장소도 다양하다.
남포동에 어느 족발 집 사장님께서 여행 가실 때는 여행 설명서를 프린터 해서 식당으로 찾아가 보여드린 후 예약을 했다. 워낙 유명하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족발집인데도 힐링을 위해 휴양하러 떠나셨다.
자식들에게 가게를 맡긴 후 휴양 떠나신 사장님이 멋져 보였다.
내가 일하는 장소로 찾아가 상담하는 건 캔슬이 날 일이 없어 즐거운 마음으로 상담이 가능하다.
때때로 기다리다 지칠 때가 많다.
ㄱ 손님은 5시쯤 서면에 스타벅스에서 만나 상담하자며 날 불렀다.
여행사에서 거리가 있는 위치라 5시 상담 후 바로 퇴근각이라 너무 즐거웠다. 오늘만큼은 칼퇴근도 가능하겠다. 심지어 롯데 백화점 들어 윈도우 쇼핑도 가능할 거 같아 상쾌한 마음으로 나섰다. 고객님이 의뢰했던 상품 설명서를 바리바리 챙겨 지하철을 타고 어떤 점을 포인트로 설명해 줄지 살펴보았다.
약속 장소에 5분 정도 미리 도착했다.
약속 시간이 되자 난 고객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서면 오는 길은 늘 차가 막히니 어느 정도 늦을 수 있지 하며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며 기다렸다.
10분 뒤 전화를 드렸다.
"★씨 미안해. 나 좀 늦을 거 같아요."
"얼마 나요?"
"한 3시간?"
"네? 그럼 내일 사무실로 상담 오시겠어요."
"그래그래 내가 늦었는데 미안해 내일 봐요. 나온 김에 커피 한잔하고 가요."
전화를 끊고.. 난 한숨을 쉬며...
'아... 미리 좀 알려주시지... 다시 회사 들어가야 되나? 들어가는 길에 퇴근 시간 될 거 같은데...
생각했다.
반쯤 남은 커피잔을 보며 사무실에 전화했더니
오래간만에 일찍 퇴근하라기에 다시 행복했었다.
그 고객님은 다음날 오후 6시쯤 사무실로 오셔서
나의 칼퇴를 또 막으셨다.칼퇴보다 더 좋은 건 계약이 성사되는 것!
고객 상담이 잘 풀려 바로 예약금까지 받고 퇴근했다.
ㄴ손님은 회사원으로 평일 점심때 약속을 잡으셨다. 사무실을 지키며 점심도 못 먹고 있었다.
손님 상담 끝나고 나면 간단히 샌드위치나 김밥 사 먹어야지 생각하며 사무실을 지켰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아 전화를 드렸다.
"여행사입니다. 상담 오시기로 한 시간이 지나서 연락드렸습니다."
"아 제가 점심 먹고 있어서요. 점심 먹고 나서 상담받고 다시 회사 갈려면 시간이 많이 부족할 거 같네요. 퇴근 후 찾아뵐게요."
"몇 시쯤일까요?"
나의 물음에 대답도 없이 이미 전화는 끊어졌다.
본인 할 말만 하고 끊어버렸다.
퇴근이 몇 시 일려나... 6시.. 7시...
오늘도 칼퇴는 힘들겠구나...
6시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다. 7시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다.
도대체 몇 시에 온다는 건지... 전화를 해도 받지도 않았다.
7시 반까지 기다렸다가 난 메시지를 남겼다.
"지금까지 사무실에서 기다렸는데 안 오셔서 저도 퇴근합니다."
집이 도착해 씻고 나오자 연락이 왔다.
"아니 퇴근 후에 온다고 했잖아요. 왜 사무실에 없는 거예요?"
"고객님 지금 10시입니다. 그 시간이면 모든 여행사가 다 퇴근했습니다. 24시간 서비스 센터가 아닙니다. 저희 퇴근 시간도 6시입니다."
그 고객은
"미안합니다. 점심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저도 오늘 퇴근이 늦었는데 계속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