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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피크닉은 낙동강에서 [이음피크닉]

슬기로운 구포 생활

by 넌들낸들

이번 주말은 또 아이랑 뭐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딱 떠오른 게 있었다.

바로

가을 소풍!!



가을 하면 소풍이니까!

가을 하면 갈대를 또 봐줘야 하는

부산 시민 1인

가을엔 역시 갈대야♥

을숙도도 좋지만


슬기로운 구포 생활을 하기로 했다.


http://www.bukgutour.com/


http://www.bukgutour.com/sub/pgm_picnic.php


네이버에 <구포 이음 피크닉>을 검색하면

예약이 너무하고 싶어지는 프로그램이 뜬다.

1인 만원으로 예약하면

텐트와 돗자리, 폴딩박스와 라탄바구니 대여와

온누리 상품권을 준다고 되어있다.


무조건 예약!!

예약을 하면 문자 하나가 온다.

부산인데.. 대구은행?? 순간 사기인가 하며 다시 홈페이지 들어가 확인도 했답니다.

맞더라고요. ㅎ


구포시장 최대 장점: 노을 브릿지와 공영주차장, 지하철 바로 앞, 버스 정류장 바로 코 앞

아침 일찍 깨서 소풍 가자는 아이.

절대 아이에게 미리 말하지 마세요.

늦잠 못 잡니다.


엘리베이터 맞은편 횡단보도 건너면 김밥집 있는데

어르신들이 줄을 많이 서서 김밥 사기에

저희도 사서 엘리베이터 올랐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라탄바구니와 예약자 확인판을 들고 기다리시는 직원분이 보인다.

확인 후 온누리상품권을 받았다.

온누리상품권을 들고 다시 구포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만난 걸 사 오면 되는데.

가는 날이 장날!!(3일 8일은 장날입니다)

진짜 오늘은 구포시장 장날이라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김밥과 식혜로 만족하라며

빨리 공원 가자고 조르는 아이 때문에

시장에서 주전부리 사질 못 했다.


아이 없는 분들은 정말 주전부리만 챙겨 가면 되니 넘 편하겠더라고요. 아이가 있으면 이것저것 챙겨야 해서...
우리집 외출 필수품 스케치북


공원에 자리를 잡자 아이는 예술혼을 불태웠다.

가져간 오일 파스텔로 몇 장의 풍경 그림을 그렸다.


한 참 그림을 그리고는 배가 고팠는지 김밥을 먹었다.

아빠가 챙긴 과일 도시락 맛나게 먹은 따님♥


김밥과 챙겨간 과일 남김없이 다 먹은 딸은

또 바빴다.

이음피크닉 부스를 찾는 최다 최연소 고객이지 않았을까?


보드게임에 중독되어 여러 번 방문하며 모든

보드 게임을 다 섭력할 기세였다.

나도 신랑도 오랜만에 보드게임 하니

게임에 진심으로 빠져

아이와 대결을 했다.

생각보다 악어가 무는 힘이 어찌나 좋던지

손가락이 제법 아팠다.

아이와 가장 쉬우면서 단번에 빠진 건 악어였다.

그다음 원숭이 타워도 아이의 귀여운 리액션 보는 맛이 좋은 보드게임이라 집에도 사야 하나 고민을 했다.


가만히 앉아 텐트 밖을 보면 그저 풍경이 작품이 되어 집에서 챙겨 온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여유롭게 마시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다.

아이랑 놀기 바빠서 커피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여기에 앉아서 쉬면 너무너무 좋은데

최악의 단점이 있다.

특히 아이 엄마로서의 단점이다.

기저귀 착용하는 아기라면 상관없는데

화장실이 너무 멀어서...

아이는 급할 때만 말하고...

아이는 화장실로 두 번이나 조급했다.


처음엔 야구장 쪽 화장실을 찾아갔는데

먼 거리 걸어갔더니 화장실 시설이

너무 더러워

아이가 충격!


두 번째는 다리 건너 구포시장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이 급하니

다리가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다리 건너는 아이의 다리와 표정에서 조급함이 느껴졌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도

"언제 오는 거야?" 하며 조급함을 표현하는 아이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ㅋㅋㅋ

앞으론 급할 때 말고 여유 있게 화장실 찾기로 약속까지 했다.

노을 브릿지 전망대에서 보면 엄청 멀게 느껴지는 피크닉 존
시원한 풍경을 해치는 담배꽁초들...!!

환경 보호를 위해

집개와 비닐 큰 걸 챙겨갔다. 잔디와 갈대밭에 어찌나 쓰레기가 많이 보이는지...

오늘따라 케이블타이가 많이 보여 의문이었다.


"엄마. 새들이 이걸로 집을 지을까 봐 걱정이야. 우리가 다 치워주자."


어쩜 말도 예쁘게 하는지.

"그래. 눈에 보이는 건 치워주자."


"엄마 과자 봉지들이 반짝여서 새들이 먹이인지 알고 먹으면 어떡하지?"


아이는 쓰레기 하나하나 치우며 생태계 걱정을 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그동안 환경 교육한 보람을 이렇게 느꼈다.

그리고 아이의 순수함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우리가 깨끗이 치운 자리에 곤충들이 폴짝폴짝 거닐고 있었다.

곤충 잡아먹고 여유롭게 노래 불렀다.

작은 곤충이다 하는 순간 참새만 한 새가 순식간에 낚아채 나무 위로 올라가 한 입에 꿀꺽해 버렸다.

아이와 자연 관찰하는 재미가 솔솔한 소풍이었다.

백로도 텐트 가까이 어슬렁 거리며 워킹을 보여주었다.

곳곳에 보이는 새들 찾으며 아이에게 이름 알려주었다.

물론 비둘기와 까치가 많은 차지를 했지만

왜가리도 보이고 참새떼도 보였다.

겨울에 오면 오리들이며 철새들이 제법 보이는데

그때를 또 기약했다.

이 갈대 숲에 참새들이 많이 숨어 있었다.

갈대 밑에 숨겨진 쓰레기들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투기한 쓰레기들이 보였다.

아직도 부족한 시민 의식이 아쉬웠다.

벤치엔 특히 담배꽁초들이 널브러져 있고

본인들이 마신 음료통들이 마구 뒹굴고...

각자 알아서 처리하면 너무나도 깨끗하게 보존할 수 있는데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단 듯이 어질러 놓는 인간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3시 반부터 리허설로 악기 연주와 노래 부르시는데 어찌나 낭만적인지~힐링이 되었다.

필터 쓴거 아니랍니다. 자연 필터 그 자체가 감성인 가을

재즈와 아이들의 비눗방울

그저 가을이다.

4시가 되어가자 슬슬 바람도 차가워져

돗자리, 폴딩박스, 텐트, 라탄 바구니 반납 후

우리가 주운 쓰레기를 포함해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기 전

오늘 받은 온누리상품권으로

시장에서 빵도 사고 채소들도 사서 돌아온 알찬 하루.

저녁은 뭐 먹지....


시장에서 저녁에 먹을 족발이나 회나 부대찌개나...

사 올걸 후회했다.(ㅋㅋ)




유치원에서 내 준 숙제...

어쩜 이렇게 딱 맞는 걸 내준 거지.

엄마가 의도한 예약은 아니란다.




https://brunch.co.kr/@2ca9bf8251234e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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