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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May 06. 2024

엄마 나 부산 사람 처음 봐.

사투리 쓰는 사람 처음 봤어.

아이와 함께 시장 구경에 나섰다.

아이는 시장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워낙 어릴 때부터 시장에 데리고 다녀

아이를 알아보는 시장 상인도 계신다.

가끔은 장 보러 왔다가 아이 용돈까지 받아가는 경우가 있다.


 꽃게, 조개등의 해산물과 시장 안의 횟집은 아이 눈길 사로잡기 충분했다. 아쿠아리움이 따로 없다.

쥐치, 돌돔, 도다리, 낙지, 미꾸라지 등

아이에게 이름 알려주며

어떤 상인 분은 아이에게 만져보게 권해주시기도 한다.

겁이 많은 아이는 뒤로 도망간다.


약초 골목에는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아이 코를 자극시키고

비슷비슷하게 생긴 나물들은

이름 물어보기 좋다.


요샌 한글을 뜨문뜨문 읽다 보니

시장 상인들이 써놓은 글을 읽어보려고 한다.

"나... 물... 엄마 이거 나물이래. 앞에는.. 치? 추?.. 모르겠어."


아이가 큰 소리로 읽자

나물 파시던 할머니가


"아이고 예쁘다. 니 몇 살이고? 요거는 취나물, 무치 묵으면 꼬시다. 사가서 묵으볼래?"

아이를 귀여워하며 말을 걸으셨다.


할머니의 말이 끝나자


"엄마!!! 나 사투리 쓰는 사람 처음 봤어?"


"응??"


"금비처럼 사투리 쓰는 사람 첨 봤어. 저 할매 부산 사람 인가 봐."


아이의 말에 시장 할머니들과 주위 사람들 다 웃음이 터졌다.


"야. 너도 부산 사람이야. 너도 사투리 써."


"뭐?? 나도 사투리 쓴다고?"


"응 너도 엄마도 할매들도... 우리 다 부산 사람이야."


할머니들이 마구 웃으며 귀여워해 주시니 부끄러웠는지

뒤로 숨었다.


시장에서 이렇게 웃을 줄이야.

 덕분이다.


난 할머니에게 나물을 사 와 집에서 맛있는 나물을 들기름에 무쳐 향긋한 건강 밥상을 만들어 먹었다.


시장 구경 중인 꼬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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