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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May 07. 2023

이런 게 MZ 인가?

어서 와..  MZ는 처음이지?


작아진 아이 신발 친구집에 보내기 위해 택배 박스 재활용 했어요.



며칠 전 있었던 일이다.


아이 유치원에 등원시켜 놓고

11시쯤 미용실에 다녀왔다.


넉살존 거지존인 내 머리 길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머리는 길러야 하는데

방황하던 끝에

동생이 추천해 준

레이어드 컷이란 걸 해보았다.


머리를 하고 나니 산뜻하고 마음에 들었다.

귀뒤로 넘겨도

머리를 풀어도

머리를 묶어도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 되어

마음만큼은 수지가 되었다.


기분 좋게 살랑살랑 집에 오니 옆집 현관문 앞에

두유 택배가 도착해 있었다.


'이 브랜드 맛있지. 고소한 검은콩 두유. 나도 구매할까?'

혼자 생각하며 집에 들어왔다가 바로 나왔다.


아빠와 신랑과 셋이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바로 나왔다.


돈가스 먹고 집으로 다시 들어왔다.

그 새 옆집 택배는 하나 더 늘어 있었다.

우리 집 문 앞에도 작은 택배가 있어 들고 들어왔다.

집안 청소하고 캡슐커피 내려 마시며 쉬다 보니

그새 아이가 도착할 시간이 되어

신랑보고 아이 마중가라고 떠밀었다. 남은 커피가 있다는 핑계로 소파에 착 붙어있었다.


현관문을 열고는 신랑이


"아까 옆집에 택배 두 개지 않았어??"

하는 게 아닌가.


어찌 된 영문인지

옆집 택배 하나가 사라졌다.


분명 집에 들어올 때 두유 택배 위에 올려진 작은 박스 택배를 봤는데

두유 택배 하나만 현관문 앞에 있었다.


신랑 "아까 반품이었나?"


나 "집에 있었으면 택배 집에 들여놓고 반품 택배를 내놓지."


신랑 "아.... 그렇네... 뭐지? 도둑??"


나 "옆집 아주머니에게 연락해 볼게. 얼른 내려가서 아이 받아와."


옆집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해보니 연락이 닿지 않아 톡을 남겨놨다.


몇 분 뒤 답장이 왔다.


[우리 딸아이가 자기 택배 들고 들어갔다네요. 고마워요.] 


신랑과 난 문자를 보고 어이없었다.


"어떻게 자기 택배만 달랑 들고 들어가지??

자기 집 앞에 택배가 있으면 다 들고 들어가야지?"


"이게 MZ 인가?? 말로만 듣던??"


신랑과 난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지만 도난당하지 않아 다행이다며 안심했다.


택배 도둑 한번 들면 또 들 수 있어 안심할 수 없었는데 도둑 아니니 다행 아닌가.


동생에게 말했더니 자기 친구의 오빠도 자기 택배만 달랑 가지고 들어온다며 알려주었다.


아이랑 편의점 갈려고 현관문을 여니

두유 택배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옆집 아주머니가 들어오는 소리는 안 났는데

아마도 딸이 조용히 택배 넣었나 보다.


그러고 보니 옆집 이사 온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옆집 아주머니 얼굴은 알아도

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음에 다시 한번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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