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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May 18. 2023

햇볕은 쨍쨍 대머리는 반짝

눈부신 사 차선 도로


출처:구글 검색  구미 낙동강체육공원 4차선도로



중학교 첫 입학날 운동장에 모였다.

각자 부여받은 반 팻말 앞에 줄지어 섰다.

마구잡이로 서있는데

키 순서로 서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아... 난 또 맨 앞이구나..


너무나도 쪼꼬미였던 난


맨 앞에 섰다.


맨 앞에 서 있으니 초등학교 때부터 내내 짝이었던 친구가 서 있다.


"설마 너 또 나랑 같은 반이니? 중학생이 되어서도 너랑 짝을 해야 하는 건가?"


"누가 할 소리.. 너나 나나 왜 안크냐?"


하며 둘 다 쓴웃음을 지었다.


몇 년째 짝이다 보니 친했다.


장난 코드까지도...


선생님들이 나오시고 예쁜 담임 선생님을 맞이했다. 대학 졸업 후 첫 부임받은 학교에서 첫 제자들을 본 것이다. 그 선하고 예쁜 미소로 우리들을 쳐다보셨다. 아직도 그 미소를 잊지 못한다.


교단 위에 학생주임, 교무부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교장 선생님께서 서 계셨다. 드디어 시작이다.

한분 한분 나와 훈화 말씀 하는 동안 우리는 쏙닥 거렸다.


첫 시작은 옆 친구가 나에게 소곤 거리며 말을 걸었다.


" 4차선 도로다"

" ( 키키 웃으며) 너무 눈 부시다.  햇볕이 다 반사돼."

하며 둘이서 키득키득거렸다.


그러다 문득

엄마가 어릴 때 대머리송 부르며 장난쳤다며 알려준 노래가 생각났다.


햇볕은 쨍쨍

대머리는 반짝

구둣솔로 닦아놓고

파리님이 올라갔다.

미끄러졌다. 쫄딱


친구에게 알려주며 노래를 불렀다.


앞에 서있던 담임 선생님은 웃음을 참느라 힘들어 보였다.


쪼꼬미 둘이서 장난치듯 부르는 노래가

조용히 울렸다.

우리 주변이 다 웃음바다가 되었다.


결국 교단에서 마이크 잡고 있던 선생님께서


"조용히 하세요. 네 저희 대머리입니다. 그만 웃으세요."


하는 게 아닌가....


설마 우리 노래 거기까지 들렸을까??


우리의 노래는 한차례 지적으로 조용히 넘어갔지만

내가 쓴 글짓기로 인해

교무실에 사 차선 도로와 노래가 소문이 났다고 한다. 그 덕에 국어 선생님 눈에 콕 들어 예쁨을 받았다.



교장 선생님께서도 그 글을 보셨는지


" 학생 잘 읽었어요. 오래간만에 웃으며 재미있게 읽은 글이에요."

하며 교내 글짓기 상을 나에게 직접 전달해 주셨다.


난 얼굴이 붉어져 인사 후 후다닥 내려와

다시 교단을 봤을 때 3차선 도로였다.


내 글 때문인지 교무 부장 선생님께서 가발을 착용하신 게 아닌가...

또 난 친구에게

"이제 3차선 도로야. 도로포장 공사 했어."

하며 말을 걸었고


또 앞에 서 계시던 담임 선생님은 얼굴이 붉어져라 웃음을 참았다.


교실로 돌아온 친구들은

나 때문에 웃겨 죽는 줄 알았다며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추후

대학생이 되어

친구들에게 이 사건이야기를 하며 노래를 신나게 부르며 걷던 와중에...

전공과 대머리 교수님이 지나가시며

웃으며 한소리 하셨고


그 뒤로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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