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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한다 Jul 12. 2022

why it?

독서사색

why it? 늘 이거다. 이게 확실하지 않으면 selling이고 뭐고 없다. 회사를 다니고 맡은 바 일을 하는 것도 일종의 자기 selling 아닌가. 물론 본인을 무슨 국정원 요원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뭘 하는지 하늘만 안다) 뭐 제쳐버리고, 나는 도대체 어떤 목적과 용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가 드러난다. 여기서 쓰임이란 잠재적인 것까지 포함한다.


세스 고딘은 잘못이 있다면 고치기 위해 서둘러 측정하고 파악하라 한다. 잘하고 있는지, 잘못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반성하지 않으면 마케팅이고 존재고 미래 자체가 없다. 시인은 견자여야 한다는 랭보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물과 상황의 본체를 꿰뚫어보는 투시자, 현상 너머의 본질을 보려 애쓰는 예리한 관찰자가 되려면 이기주의 <글의 품격>에서는 일상에 있어 절문조사가 답이라고 했다.


  문장이라도 끄적이는 것부터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하는 것까지  뭐든 절실하게 묻고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글이 써지지도 않고 일도  풀리지 않을뿐더러 설사 행운이 따른다 해도 오래 가지 못한다. 절문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찰이다. 본인에 대한 성찰이 가득한  마시며    있는 연희동 ‘책바사장님이  책을 맥주 홀짝거리며 봤다. <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 장인성 > 부제가 ‘ 일을 나답게 하는 ’, 취향  나다움에 대한 이야기다. 일을 보는 관점, 즐기는 방법 그걸 개척하는 과정 등이 담아있으니 자기다움을 잃은  갈지자로 휘청일때  책을 보면 좋겠다.


아 맞다. 예전 직장 동료오빠가 책을 무지 좋아하는 나한테도 맥주와 책을 같이 팔아보라고 10년 전쯤 했던 말이 문득 생각났다. 그 오빠는 지금 어엿한 호텔사장님이시다. 사업가 관점에서 그때 책맥 덕후인 나란 사람을 잘 보고 한 말일거다. 예전에는 한 두마디씩 나를 두고 거드는 말들에 혹하고 막걸리랑 같이 책을 팔아볼까. 지하철역에 책 큐레이팅을 해볼까 고민으로 밤낮이 뒤바뀐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허나 내가 내린 결론은 서점경영하다가 책 팔리지 않아 스트레스 받는 것보단 어떻게든 사서자격증을 학점은행제로 따는 게 낫겠다였다. 월급쟁이로 남이 주는 돈에 너무나 익숙한 내가 본질이고 핵심인 걸 성찰을 통해 깨달았거든.


김범준의 <핵심만 남기고 줄이는 게 취미>에서 고수란 타인에 대한 쓸데없는 관심을 줄이고 나에게 집중한다고 한다. 당장 내가 고수라고 말하긴 쑥스럽고 그 지경에 도달까진 아니더라도 현재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맞다. 진정 나다움을 이루고 싶다면 갖고 있지 않은 무언가를 갈구하기보다 갖고 있는 것들 중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줄여갈 때 제대로 된 자기자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 불필요한 것을 들어내고 없애고 고치고 이는 다른 사람들의 말, 글, 행위, 물건 다 포함된다. 뭐든 분량 욕심을 줄이는 것.


나이가 들면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물건이든 소유한 그 모든 것이 간소화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근데 이사온지 2주도 안됐는데 너저분한 책상 위를 볼 때마다 아이러니한 건 뭘까 싶기도. 삶에 있어서 군더더기는 정리되고 취향과 나다움은 또렷하게 드러나는 그때는 언제쯤? 아직 도래하지 않은 건 확실할까? 미니멀리즘 관련 책들을 보고 정신을 차려야 하나. 고민하는 화요일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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