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비 내리는 남일대 해수욕장

by 할매

걸어 걸어 찾아갔는데 여름 휴가철이 지난 해구욕장엔 적막감만 뒹굴뒹굴. 바다엔 사람 대신 새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어. 여유만만 한가롭게. 기러기 같기도 하고 가마우지 같기도 하고 백조 같기도 한,

흰새 회색새, 두어 종류가. 근데 왜 나는 도력이 약할까~ 변신도 못하고~ 내가 저 새라면 좋으련만~

나도 저렇게 샤워하고 싶은데, 집에서는 하루 샤워 두번이 기본이었는데, 불과 이틀 지났는데,

아아~ 흙탕물 아닌 맑고 시원한 산골 물에 샤워하고잡다~ 생각하는 사이 산적은 화장실에서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 샤워했다네~


새로 변신 못한 나는 샤워 대신 잽싸게 빨래 빨아 널었지 뭐. 두벌 뿐인 옷이라 빨아서 말라야 갈아입거던.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낮에 눈 찜~ 해 놨던 정자에 잽싸게 텐트치고 군용 항고에 밥을 했어.

그것도 저녁밥 씩이나. 아~ 행복해~ 저녁밥을 먹다니~ 헌데 반찬은 또 쌈장일세그랴.

(나 여기서 시 한수 읊고시포~)

'낙동강 오리알 자청 거지 되더니, 그제도 쌈장이요 어제도 쌈장일세,

오늘도 쌈장이려니 했더니 역시나일세'


사실, 나 쌈장 찍어먹으며 입도 쫄고 귀도 쫄았거든. "자네가 나 몰래 쌈장 싸 온 통에 계속 쌈장만 먹잖아~" 라고 산적이 그럴까봐 귀도 쫄았다니깐~ 헤헤~ 아무튼, 쌈장에 밥 잘 쳐묵고 텐트에서 잠을 청하는데

잠이 와야지. 휘영청 보름달은 밝기만 하고 끼룩끼룩 갈매기 울음소리 나그네 잠 뺐는고나 싶었어.

헌데 자정쯤 되자 뱃고동 소리가 뿌왕~ 나더니 웬 차들이 쉴 새 없이 텐트 친 정자 옆을 질주하는거야.

씽~ 쌩~ 븅~ 하며. 아마 배에서 생선을 실어나가는 모양. 텐트 속에 웅크리고 누워 요란스런 소리를 듣느라

밤을 밝히다가 겨우 잠이 들려는데, 울 산적은 밤새 코 디렁디렁 곯다가 벌써 부시럭대는거야.

눈치 없는 영감탱이~ 어쩔껴~ 힘 없는 아낙네가...


휘영청 밝던 달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아침엔 구름이 낮게 드리우더니 급기야 비가 부슬부슬.

부슬비 내리는 남일대 해수욕장에서 대로변까지 걸어내려가 히치 하이킹 돌입.

40여분 만에 성공했는데 우리를 태워주신 분 말씀,

"무전 여행은 자신과의 약속인데 대단하시네요" 하시더라구. ( 나, 사실 나 자신과 약속한 적 없는데~호호~) 가다가 후진하여 태워주셨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비오는 날인데도. 고성 하이면에 도착하여 고성읍까지 또 히치 모드 돌입.


헌데 아무리 기다려도 차가 안 오잖아. 도로를 잘못 잡았지 뭐야. 차량 통행도 드문 도로.

할수없이 걷고 또 걷다가 지나가는 버스를 잡아타기로 하고 대기 상태.

결국 포기. 버스 잡아타고 고성읍에 도착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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