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가게 된 김해 진영
그래도 어쩔껴~ 행진해야지~
대로변을 따라 걸으며 계속 히치하이킹 시도하여 성공. 추석 벌초 하러가는 길이라며 이런저런 얘기 끝에
운전자분의 목적지와는 한참 멀어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 들어가는 입구까지, 10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김해에 사는 분이 아니라) 헤매다 결국 찾아내어 우리를 내려주시며 무전여행 잘 하시라던 운전자 아저씨. 고맙기도 미안스럽기도 했지.
한번 더 히치하이킹 하여 진영에 도착 해보니 가늘어진 빗속에서도 찾아오신 분들이 많더라구. 근데 나는 왜 또 주책없이 눈물이 흐르냐고 나~ 원~ 주책 없는 눈물을 또 한번 왕창 쏟을 뻔 하다가 가까스로 몇 소금
쏟고 빗 속에 신발까지 벗은 예의 바른 산적 옆에서 넙죽 엎드려 큰 절을 두번 올렸어. 부디 극락왕생하시라며.
우리나라 정치사에 서민 대통령으로 길이 기억될 그분은 그렇게 관광 상품이 되어 우천시에도 살아 생전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절을 받고 계셨지. (엎드려 절 하는 사람들은 우리 밖에 없었지만~) 하야 후, 사시던 집은 깊은 적막감 만이 감돌고 있었고.
우리네 인생살이, 순우분의 고사가 생각나는 남가일몽이요 무산지몽이며 일장춘몽이지. 문제 없는 사람 한명도 없고, 한이 없는 사람 역시 한명도 없는. 그러니 자아~ 일상을 탈출하여 또 떠나보자구. 진영을 떠났지 뭐~ 빗속을 뚫고.
각기 다른 곳이긴 해도 이틀 밤을 머문 곳이 바로 밀양이었지. 염병맞게도 아침까지 비가 오던 밀양 이틀째, 전날 잔 곳을 떠나 한참을 히치하이킹 하고 섰는데, 마침 신호 대기중인 저편 차도의 트럭 운전자가 우리를 유심히 보더니 소리를 치더라고. "거기선 차 잡기 어려워요~ 더 가셔서 다음 네거리에서 잡으세요~~" 라고.
일리 있다 싶어 주욱 걸어갔더니 대체나 네거리가 나오더라구. 그래 거기서 또 히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떤 차가 휭 지나갔는데 한참 있으려니 되돌아와 U턴 하여 우릴 태워주셨어.
차 지붕 위에 카약을 싣고 다니는 분인데 부인께선 서울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계신대.
자기는 역마살이 끼어 국내 건 국외 건 그렇게 싸돌아 다닌다고. 꽤 유명한 등반가시더라구. 카약 선수이기도 하고. 헌데, 이렇게 사는 것도 못할 짓 같다며 우리더러 무전여행은 한번만 하시라대(한번 해보니까 재밌던데~ ㅋ~) 내가 일본 여자 같아 보여서 되돌아오셨다며 밀양골 구경 가는 것 아니냐고 친히 그곳까지 태워다 주시고 되돌아가셨지.
그분 덕 아니었으면 좋은 경치 놓칠뻔 했어. 비 또한 보기좋게 그쳐 있었고. 그리고 또 보기좋게 우연히 민박업 하고 계신다는, 언니뻘 되는 60대 중반의 할머님을 만나 그분 댁에서 무료 숙식하기로 하고 호박소며 얼음골, 가마불 협곡까지 구경했지. 케이블카는 9월21일 개통 예정이라더라구. (우리집에 돌아온 뒤 전화 오셨는데 케이블카 개통으로 정신 없다하시대~)
아무튼 그렇게 인정 많고 사람 좋은, '*미 민박' 할머님 댁에서 밀양 이틀째의 편한 밤을 보냈는데, 밀양 첫째 날은 어쨌냐~ 첫째 날 역시 지랄맞게 비가 왔지. 오전엔 그치더니만 다시 비가 왔어. 우리가 행운아라고 자칭하는 것이, 걸어서 이동할 때는 멀쩡하다가 잘 곳 찾으면 꼭 비가 오더라구. 공원에 찾아들어 돈도 벌고 잘 곳이다 싶어 삼뽀냐 연주를 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잖아. 결국 돈 구걸은 못한 채 어느 정자로 피신했는데 어떤 분들이 참을 먹고 계신거야. 넉살 좋은 울 산적 덕으로 보기좋게 끼어들었지.
듣자 하니 추석 벌초 끝내신 분들이었어. 소주에 돼지 족발이며 옥수수, 포도까지 얻어먹고 있는데 한무리의 사람들이 비를 피해 합석하게 됐고. 그분들 한테서는 김밥까지 얻어 먹었으니 이만하면 무전 거지 생활 땡이잖아~ 그래 그분들께 고맙노라며 저희는 여기서 하룻밤 묵어 갈란다고 그 정자에 텐트 쳤겠다.
다행히 비가 차분하게 내려서 그런대로 잠을 자긴 했는데 아침에 그곳을 떠나며 봤더니,
어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