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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unna Feb 15. 2022

미래를 쓰면 오늘이 바뀐다.

 미래를 쓰면 오늘이 바뀐다.     


 딸을 낳는 꿈을 꾸었다. 너무나 생생했다. 기분은 얼떨떨했다. 이미 나에게는 예쁜 두 딸이 있기에 앞으로 출산 계획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이쁘지만 두 딸을 기르면서 워킹맘으로 산 세월이 녹록지는 않았다. 고생길이 이미 훤하기에 맘이 찹찹했으리라. 꿈 속에서는 언제 배가 부르고 언제 출산을 했는지 이미 암묵적 동의가 끝났으리라. 내 눈앞에는 꼬물꼬물한 여리디 여린 아가가 포대기에 쌓여 있었다. 실제인 듯 생생한 그 기분에 눈이 잘 떠지지도 않는 새벽에 핸드폰을 꺼내 검색하기 시작했다. ‘딸 낳는 꿈’이라고 치자 여러 해몽들이 올라와 있었다.


“ 딸 낳는 꿈을 꾸었는데요. 이거 해몽 좀 해주세요.”

“ 딸을 출산하는 꿈을 꾸었는데요. 이거 태몽인가요?”


똑같이 딸을 낳는 꿈인데 누구는 길몽이라고 하고 누구는 흉몽이라 한다. 만약 길몽을 읽은 사람들은 기분이 좋았을 것이고 검색한 첫 내용이 흉몽이라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이다.  어찌보면 단순한 꿈일 수도 있는데 나는 이것을 길몽이라고 선택해야 할까? 흉몽이라고 선택해야 할가? 정작 꿈을 꾼 나는 가만히 있는데 나를 양쪽에서 붙들고 내 말을 들으라, 아니다 내 말을 들으라, 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하나를 선택해야 이 싸움을 끝이 날 것 같다. 우리는 매일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대로 살아왔다. 나는 과연 매번 어떤 선택을 해왔던 사람인가 생각해봤다.      


그러자 갑자기 어떤 책에서 읽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너무 인상 깊어서 기억이 잘 난다. 

옛날 옛날에 아주 영험한 도사가 있었다. 그 도사를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 중에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수재 3명이 찾아와서는 도사에게 복채를 내고는 물었다.

“우리 세 명 중에 누가 시험에 붙을까요?”

그러자 도사는 천기누설이라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알려달라고 계속 묻자 도사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올려 그들에게 보였다. 그리고는 한참 말이 없다가 입을 열어 말했다.

“가보세요. 그때 가면 알게 되요. 그것은 천기 누설이라 말할 수 없다오.”

3명의 수재는 궁금하지만 더는 물을 수 없어 그냥 돌아갔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도사의 제가가 물었다.

“스승님께서 손가락 하나를 내민 것은 한 명이 합격한다는 뜻인가요?

그러자 도사는 말했다.

”그러니라“

”그들 가운데 두 사람이 합격하면요?“

”그럼 하나가 합격하지 못한다는 뜻이니라.“

”그들이 모두 합격하면요?“

”그때는 하나도 빠짐없이 합격한다는 뜻이니라.“

제자는 그제서야 깨달음을 얻은 듯 말했다.

”아. 그들은 그 뜻을 받아들이는 대로 믿음을 가지겠네요. 그것이 바로 천기였군요!“     


이 일화를 읽고 나는 ‘꿈보다 해석’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꿈을 꾸더라도 나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서 삶을 행복하게 살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해석해서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 같은 꿈이 해석에 따라 길몽도 흉몽도 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당연히 길몽이 아닐까? 괜히 행운이 들어올 것 같은 예감에 하루하루가 기대에 차서 신나게 일하지 않을까? 도사가 손가락 하나만 보여주면서 하고 싶었던 말은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스스로 해석해서 선택하십시오. 당신이 생각한 대로 이루어질 테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대로 믿음을 가지고 따른다면 못 이뤄질 인생은 없다고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이미 지나간 과거도 내가 해석함으로써 재정의할 수 있다. 구질구질 힘들었던 가난한 과거가 누군가는 부자가 되는 불씨가 된다. 몸이 약해 고생했던 과거는 건강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같은 환경, 같은 경험을 한 일란성 쌍둥이도 생각의 태도에 따라 나중에는 삶이 많은 차이가 난다. 형제 자매가 같은 경험을 해도 서로 기억하는 것이 다르다. 헤어진 연인도 좋은 기억만 남기길 원한다. 모두 자기만의 해석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독서모임에서 같은 책 한 권을 읽어도 모두 자기만의 관점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해석을 한다. 이미 지나간 과거도 나의 해석에 따라 재조명될 수 있고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긍정적이고 나에게 유리한 해석은 결국 나의 무의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인생은 내가 생각한 대로 내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능동적인 삶의 자세는 미래를 대하는 태도에도 나타난다.     


 나의 미래도 내가 해석하고 먼저 선점하자. 먼저 상상해서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임자다. 수동적으로 미래가 다가오기만을 바라는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나의 모든 것은 내가 결정하고 주도권을 가진다. 특히, 내가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그 미래를 미리 선점해서 나의 필체로 글로 남기자. 구체적으로 상상해서 색깔을 입히고 나만의 시나리오를 만들자.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이고 누구를 만날 것이며 어디에서 살고 나의 모습은 어떠하며 나는 무엇을 하면서 꿈을 이루고 있는지를 상상하자. 힘이 들 때 명상을 하면서 상상하면 좋다. 간절할수록 자주 반복해서 생각하자. 미래를 쓰면 오늘의 내 삶이 명확해진다.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오늘이라는 감사한 선물을 준다. 미래를 쓰면 오늘이 선명해지고 그 오늘이 아름다운 과거가 된다. 미래를 쓰면 오늘이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시간의 주도자, 내 삶의 주도자다. 자, 하얀 백지같은 당신의 미래에 최고로 멋진 당신의 모습을 써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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