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복 받은 사람이다.
라고 되뇌며 산다.
‘사람은 생각한 대로 살게 된다’ ‘모든 건 마음먹기 나름이다’ 라는 말을 전부 믿진 않지만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것 같다. 그 말을 떠올리며 내일부터는 꼭 긍정적으로 살자고 다짐하다가도, 막상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일이 있으면 하루 종일 우울하다.
생각이 많은 성격이란 건 피곤하다. 원래 잠이 별로 없긴 했지만 요즘에는 누워서 잠들 때까지 2~3시간은 걸리는 것 같다. 그냥 누워서 잠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여러 생각들이 마구 스쳐 지나간다. 주로 힘들지만 그만둘 수는 없는 현실과 미래에 대한 걱정들이 대부분이다. 몇 달 후는 커녕 내일 일어날 일이 무엇인지도 우리는 알 수 없으니 가끔은 막막해진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혼자 떠나는 상상을 한다. 인간관계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오직 나만 생각하면서 마음 가는 대로 뭐든지 할 수 있는 곳으로. 막상 무인도 같은 곳에 홀로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무섭고 두렵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낭만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 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물론 당연히 현실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일이니 가능한 상상이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지만, 이따금씩 현실을 뒤로 하고 도망치고 싶은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