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모든 인류의 삶이란
어떤 과실이 툭 떨어진 뒤엔,
시지프스라도 된 듯이
매일의 돌을 굴리며
오늘의 중력을 견뎌야 하는 것
어떤 이는 생존을 위해
어떤 이는 쾌락을 위해
어떤 이는 성숙을 위해
각자의 궤도를 따라 공전한다
또 때론,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가슴에 거대한 검은 구멍이
날 때도 있지만
빈 자리는 진공으로만
남길 수 만은 없는 법
모두는
다시 새로운 우주에서
자신이 돌게 될 궤도를 찾아
스스로의 비행을 하곤 한다
홀로,
자신이 어린 왕자라도 된 것마냥
광활한 우주에서 부유하는 이여
그러나,
빈 자리는 진공으로만
남길 수 만은 없는 법
오늘도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는
나의 태양을 찾아
끝없이 공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