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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쌤아이언 Apr 14. 2022

#여덟번째 편지. 공부는 정말, 자세다.

: 공부는 태도보다는 자세다

: 공부는 태도보다는 자세다


공부는 '태도' 다, 라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았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철쌤이 생각하는 '태도'는 추상적인 태도(attitude)가 아닌 물리적인 태도(posture)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즉, 공부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앉은 자세' , '고개를 바로 든 모습', '손에 펜을 강하게 쥐고 있는 모습' 등의 '자세'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올곧은 자세는 올곧게 점수를 수직 상승시켜주는 밑거름이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습니다. 


공부의 자세는 물을 담는 '그릇'과도 비유할 수 있겠네요. 아무리 물이 맑아도,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에 금이 가 있거나, 혹은 구멍이 났다면 물은 온전한 형태를 취할 수 없어요. 공부도 이와 같습니다. 아무리 지적능력이 뛰어나도 학습태도와 자세가 어긋나면, 그것을 유지할 집중력이 흐트러지게 됩니다.


강단에 서서 학생들을 보면, 각양각색의 자세들을 볼 수 있어요. 다리를 꼬고 앉은 학생에서부터 한쪽팔로 턱을 괴고 먼나라 이야기처럼 수업을 듣는 학생, 혹은 배와 가슴을 책상에 기대어 놓고 한 쪽 팔오금에 관자놀이를 붙이고 앉아 만화책을 읽듯 책을 보고 있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자세를 고쳐앉으라고 하거나, 농담 삼아 그렇게 삐딱하게 앉아 있으면 '척추측만증' 걸릴 것이고, 허리가 휘게 되면 양쪽 다리길이가 달라질 수 있고(물론 농담삼아) 그렇게 되면 뒤뚱뒤뚱 걷게 될 거다! 라고 협박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철쌤은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정말 허리디스크에 걸려서 개고생을 좀 해봐야죠. 그제야 5번,6번 디스크의 소중함을 알지 않을까요. 


철쌤이 자세에 대해서 강조하는 이유는 비단 학생시절의 이야기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사회에 진출했을 때에도 이 자세라고 하는 부분은 아주 중요합니다.단 한번에 직관적으로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가시적인(visible)부분이지요. 


며칠 전 음식점에 갔어요. 바쁜 시간대라 그런지 일하는 아르바이트 생들이 모두 각자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고 있었어요. 그때, 검은 뿔테를 쓴 남자 직원분이 철샘의 테이블 옆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고 있었는데, 자라목을 길게 빼고는'S'자로 굽은 허리에 'O'자형 다리를 하고 주문을 받고 있었지요. 

철쌤은 왠지 그 아르바이트분의 생각이 보이는 듯 했어요. '아, 이 가게에서 일하는 것 정말 싫다' .'아, 왜 사장은 시급을 쥐꼬리 만큼 주면서 일은 Johnna 시키는 걸까... ', '아 때려치고 싶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염세적인' 기운마저 전달되더라고요. 

그런데 웬 걸요, 그 사람이 그쪽 테이블 주문접수를 마치고 제 쪽으로 오는거에요.

철쌤은 한 번 생각을 한 후, 이렇게 말했어요. "아직 결정 전인데, 제가 다 고르면 (물론 당신은 아닌 다른분에게) 다시 말씀드릴게요." 저는 절대 그런 자세로 일을 하는 사람에게 제 음식주문을 맡기고 싶지 않았어요. 왠지 제 요리도 염세적인 생각을 품고 나와서 그걸 먹은 제가 갑자기 세상이 싫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까봐 걱정됐거든요.이 업장을 나갈 때는 자라목을 하고서는 말이죠.  


반면 자세만으로도 호감과 신뢰감이 느껴졌던 학생이 있었지요. 몇년 전 서초캠퍼스 저녁 상위반에 혜영이라는 학생이 있었어요. 공부도 잘하고, 뚜렷한 이목구비에 눈빛이 명징한 학생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그 학생의 학습자세에 주목을 했어요. 교과서에 나올 법한 자세의 정석이었지요. 허리를 곧게 세우고, 턱을 당기고  목은 길게 추켜 세워서 어깨가 저절로 안정적이게 펴져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여성은 목이 길어야 예쁘다고 하지요. 그 학생의 긴 목이 더욱 돋보였어요. 뒷자리 구역에 앉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근법을 파괴하는 착시효과를 일으키듯 에너지가 전달됐던 학생이었습니다. 공부를 참 잘하면서 겸손했던 그 아이는 결국 서강대 경영학과를 합격하게 됩니다. 아마, 서강대 경영학과 남학생들은 그 학생을 보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을거에요. 혜영학생이 매력있고 신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앉은 자세였다고 생각해요. 


ⓒ istockphoto


이 글을 즐겨 보는 여학생들을 위해서 한가지 미용팁을 드릴게요. 인간은 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쳐지게 돼요. 어쩔 수 없어요. '중력'이라는 것이 만드는 만유인력의 법칙이니깐요. 모든 것은 밑으로 내려가고 인간의 피부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얼굴에 신경을 많이 쓰고 관리를 해온 여성도 중년의 여성이 되면 화장으로도 가릴 수 없는 부분이 생겨요. 어디인줄 아세요? 바로 '목'이라고 해요. 

목은 항시 바쁘게 여기저기 돌아보는 고개를 바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름이 많이 질 수밖에 없지요. TV속 예쁜 연예인의 얼굴을 보다가 클로즈업된 목걸이 때문에 함께 보이는 목주름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면, 철샘의 얘기에 공감될거에요. 그런데 이 목의 주름을 개선해주는 아주 쉽고 한편 많은 돈까지 절약시켜주는 방법이 있어요. 첫번째는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의 일부분만 목부위에 양보해주세요. 쉽죠? 더욱 간단한 두 번째 방법은 '턱을 당겨 고개를 조금만 세워 사물을 보는 습관을 길러주세요.' 그게 다입니다. 꼭 실천해보세요. 


외모는 매력적인데, 자세가 볼품없는 사람은 분명 점수가 깎입니다. 첫 인상의 높은 점수가 반감되는 거에요.

반면, 외관상으로는 매력을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사람도 자세가 정말 바르다면 말로 설명 못할 어떤 기운이 전해져요. 그리고 '신뢰'가 느껴져요. 혹은 저 사람은 내면이 굉장이 강한 사람이다, 라는 인식을 갖게 되지요. 즉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에 사로 잡혀요. 이런 것을 바로 아우라(aura)라고 하지요.


공부의 자세, 인생의 자세를 올바르게 하라는 말은 거창한 방법을 주장 하는게 아니에요.

'걸을 때 가슴을 펼 것' , '허리와 어깨는 작은 활처럼 뒤로 당길 것',  '턱을 당겨 고개를 세울 것', '입술은 양 끝을 살짝 당겨 앙 다물것', '눈빛은 사물의 뒷면을 궁금해하며 단호하게 응시할 것', 그리고 끝으로, '삶의 자세가 인생을 변화시킬 것을 믿을 것'.


오늘, 지금 만들어진 자세가 인생의 태도로 남겨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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