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痴叔

치숙_채만식 작품 2차 창작

by 이 원

나는 天여자한테 장가만 드는 게 아니라

말도 天여자 말만 듣고

집도 天여자 말대로 사고

옷도 天여자가 사준 옷을 입고

밥도 天여자가 해준 밥만 먹을거고

집값도 天여자가 원하는 대로 하고…

天 학교에 우리 자녀 보내야지

미개한 서민 학교는 너절해서

우리 아이와는 급이 안 맞겠죠.

그리고 나도 조선말은 싹 걷어치우고

天국어 만 쓰고요.

이렇게 다 생활법식부터 天공의 사람처럼 해야만

돈도 권력도 여자도 天인 처럼 두루 갖게 되거든요.


ㅡ내 이상이며 계획은 이래서

더러운 천민들의 애새끼 코묻은 편지는 내다버리고 그러면

그리로 난 길이 환하게 트이고 해서

나는 시방 열심으로 길을 가고 있는데,

글쎄 그 미쳐 살미든 놈들이

세상 망쳐 버릴 민주주의를 하려 드니,

내가 계엄 안 하고 배겨요?

말만 들어도 어이없지!

이제 거의 다 되어서 떵떵거리고

천민들 후드려치면서 살 일만 남았는데,

세상이 망해서 내가 있는 옥좌가 뒤집히면

그래, 나는 어쩌란 말인고?

아무것도 다 허사가 될 테니

그런 억울한 데가 있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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