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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통증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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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욱 Oct 06. 2023

고통의 시간

물리치료와 약침도 꾸준히 맞았고 도수치료와 체형교정까지 병원에서 하자는 대로 했는데 불구하고 별다른 효과없이 한 달 동안 들어간 병원비만 몇 백만 원 깨졌다. 앞으로 최소 6개월, 길게 잡으면 1년 이상 꾸준하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사말은 왠지 나를 호갱으로 몰아가는 듯 들렸다. 병원에서 했던 목견인 치료가 편한 것 같길래 방문 손잡이에 줄을 매달아 목견인을 할때는 내가 왜이러고 사나 싶은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소파에 가만히 누워 지내는 것도 성미에 맞지 않아 답답해서 못할 짓이었다. 목, 어깨통증한 달 넘게 지속되던 어느 날 다른 병원에 갔다. 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의사에게 몇 년 동안 반복적으로 지속되었던 통증들을 한풀이하듯 쏟아냈다. 지옥 같았던 통증에서 제발 구해줄 것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애원했다. 온화한 인상이 매력적인 의사는 엑스레이를 다시 찍고 뼈와 신경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내게 특별한 주문을 했다.

"아플 때는 약 드시고, 평소 스트레칭이 좋으니 시간 날 때마다 하시면 됩니다" 평소 즐겨보는 스트레칭 유튜브 채널이 있다면서 직접 폰을 열어 보여 줬다.


이제부터 내가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어떻게 벗어나게 되었는지 이야기차례다.

의사들은 각종 검사를 통해 아픈 원인을 찾는다. 엑스레이나 CT, MRI 같은 물리적 현상이 확인되면 매뉴얼대로 치료에 들어간다. 몇 년 동안 나를 괴롭혔던 통증도 엑스레이에 나타나듯 전형적인 거북목에 뼈가 신경을 눌러서 생긴 것으로 의사는 진단했고, 한방치료를 겸한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체형교정까지 매뉴얼대로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치료를 하면 잠시 괜찮다가 다시 아프고 또 어느 시점이 되면 다시 아프기를 반복하며 도돌이표  갇힌 것 같았다. 한 번은 동네에서 잘한다는 정형외과에 갔던 적이 있다. 소문난 대로 대기실에는 앉을자리가 없을 만큼 환자들로 넘쳐났다. 이 의사라면 내가 가진 통증을 말끔히 치료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평소처럼 치료만 받을게 아니라, 의사에게 반복적으로 생기는 통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아플 만큼 아프고 낫는 거니까 더 아프면 그때 다시 오세요" 귀찮아하는 감정을 드러내며 간호사에게 다른 환자를 부르는 신호를 보냈다.

"더 아프기 전에 치료하려고 병원 오는 거 아닌가요?" 맞불을 놓으며 나도 내 감정을 드러냈다.

"물리치료는 받을 거예요?"라며 기다리는 사람 많으니 그만 나가라고 했다. 

사에게 쫓겨나보긴 생전 처음이었다.

"됐어요 , 약이나 주세요" 의사와 감정싸움만 한 판하고 나왔다.

근데  병원이 왜 유명하지?


"이 책 한 번 읽어 볼래?"

아내가 도서관에서 대여한 'TMS통증치료혁명'란 책을 보여주었다.


'책소개'에서 발췌한 내용

'마음이 통증을 유발한다.'는 이론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우리 사회는 정신적인 문제를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우리 두뇌는 내적갈등이나 스트레스, 유아기부터 남아있는 분노의 찌꺼기 등의 정신적인 문제를 감추기 위해 누가 봐도 신체적 이상으로 보이는 '통증'을 유발해, 정신적인 문제를 교묘히 감추고 환자대접을 받도록 만든다...


통증을 조금이라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당장 뭐라도 해야 했다. 평소 책을 자주 읽지도 않던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2번이나 정독했다.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성 질환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내 몸 어느 한 곳을 골라 아프게 만드는 거라는 저자의 이론은 정말 충격이었다. 정말 이게 가능할까? 그동안 내 마음에 속아서 내 몸이 고통을 당한 거라면 대체 나는 누구지? 몸과 마음이 '따로국밥'이라도 되나?

을 덮으며 쩌면 내 목과 어깨 통증의 원인이 뼈가 이상해서 그런 게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책에서 말하는 통증 없애는 방법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약을 먹거나 치료를 하는 것은 플라세보 과일 , 통증의 원인이 물리적 현상이 아닌 내 마음이 시키는 것임을 인지할 것을 주문했다.


너무 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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