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대화

쓰레기 같은 인간?

by 미꾸라지


'쓰레기 같은 인간이 쓰레기를 버리고 갔네...'


최근 알게 돼 가끔 가는 근처 공원 헬스장이 있다. 산 속이라 분위기도 좋고 운동 기구도 꽤 많아 무료로 운동할 수 있는 곳으로썬 최상급이다.


여긴 야외 테이블도 있는데, 가끔 밖에서 테이블 위에 덤벨이나 바벨을 올려놓고 숲을 바라보며 운동을 하기도 한다. 하루는 야외 테이블에 빈컵과 음료팩이 버려져 있어 그걸 보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쓰레기 같은 인간이 쓰레기를 버리고 갔네...'


또 다른 자아가 반문한다.


'쓰레기 한번 버렸다고 그 사람을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하는 건 말이 심하지 않아?'


'이런 산속 공원에 다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사용해야지, 감사할 줄은 모르고 쓰레기나 버리고 가는 사람이라면 그런 소리를 들어도 되지 않을까?'


'그 사람이 쓰레기를 버렸다고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성급한 판단이아닐까? 아무리 그래도 말이 심한 것 같아.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잖아. 그리고 그 사람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닐 수도 있잖아. 실수로 그랬을 수도 있잖아'


'실수로 그랬다고? 이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지. 실수로 그랬다고 정당화될 순 없어. 난 칸트주의자가 아냐. 그리고 이것 봐, 컵과 음료팩이 같이 버려져 있잖아. 이건 실수가 아닐 거야'


'요즘 입에 담을 수 없는 흉악범들이 얼마나 많아. 그리고 혈세를 낭비하는 비양심 인간들 많고. 권력을 이용해서 약자를 괴롭히는 인간들, 비리를 저지르는 고위 공무원들과 정치인들. 정말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데, 쓰레기 하나 버린 걸로 사람을 '쓰레기 같은'이라고 표현하는 건 심한 말 같아'


'그런 인간들은 '쓰레기 같은'이 아니라 '쓰레기'지'


'아무리 그래도 쓰레기 한번 버린 걸로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는 표현은 심한 것 같아. 너는 실수 안 하고 사는 것 같아 너도 실수할 수 있어. 작은 실수나 잘못한 걸 가지고 쓰레기 같은이라고 표현하는 건 네게 화살이 돼 돌아올 수 있어. 작은 실수, 잘못은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된다고는 생각 안 해?'


'작은 실수도 그에 상응하는 비판을 받거나 벌을 받는 사회가 돼야 사회가 건전해지지 않을까? 작은 잘못이라고 그냥 넘어가면 더 큰 잘 못을 지르게 될 줄 어떻게 알아. 작은 잘못이라서 용서해 주면 다음부터 조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일부는 그걸 악용하려 할 수도 있어'


'너무 회의적인 생각 아냐?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선 용서와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봐. 물론 그렇다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자는 얘기는 아니고...'


'너무 낭만적인 생각 아냐?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선 보다 엄격해져야 한다고 봐. 암튼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