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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꾸라지 Aug 29. 2023

앉은자리는 항상 뒤돌아봐야 해

"아저씨, 아저씨!"


다음 약속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작은 공원에서 잠깐 쉬었다. 요즘 공원에는 갖가지 운동 기구가 놓여 있어 간단하게 운동을 하기 좋다.(각 운동 기구에는 다양한 효과가 소개 돼 있는데 정말일까 하는 의문은 든다)

대낮이라 한가했다. 내가 사용한 운동기구 쪽에 할머니 한 분이 산책시키던 강아지를 묶어놓고 옆의 기구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쪽 벤치에서 할머니 두 분과 할아버지 한 분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15분 정도 간단하게 운동을 하고 공원을 나서는데 뒤에서 할머니가 "아저씨, 아저씨"하고 소리쳤다.  

'설마 나?' 하며 뒤돌아 보니 나를 불러 세웠던 것이다.


 "우산 가져가야지!"


운동 기구에서 간단하게 운동을 할 때 가방과 우산을 옆의 벤치에 놓아두었다.

그리고 공원에서 나올 때 벤치에서 가방만 들고 우산을 못 본 것이다.

우산을 가지러 가방과 우산을 두었던 벤치 쪽으로 가는데, 다른 쪽에 앉아 계시는 할아버지가 농담을 건네신다.

"버릴까?"

"ㅎㅎㅎ"

민망해서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벤치에 덩그러니 놓인 우산을 주어 담았다. 잊어버릴뻔한 우산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우산을 못 봤을까?' 혼자 중얼거리면 조심해야지 다짐했다.

아끼는 우산인데 참 다행이다.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고 계시는 할머니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돌아섰다.


공원을 나서는데 농담을 하신 할아버지가 한 마디 더 해주신다.


"앉은자리는 항상 뒤돌아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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