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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무명작가
아빠가 왜 여기에?
by
미꾸라지
Apr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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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말랑이 초등학교 4학년 단톡반 강보람
4월 13일 토요일 아주 맑음
사랑하는 엄마랑 오랜만에 양재천으로 산책을 나갔다. 엄마도 나도 집순이라 한번 나가기가 쉽지 않지만 오늘처럼 날씨 좋은 날은 직접 나가보면 공기도 좋고 기분도 좋다.
봄이라 새싹들이 파릇파릇 올라오고 시냇물 소리도 활기차다. 활짝 피었던 벚꽃이 벌써 지고 있는 건 아쉬웠다. 그렇게 양재천을 구경하며 걷고 있는데
멀리 아빠가 보인다
!
어 우리 아빠는 외국에 있는데?
한국에 자주 오시긴 하지만 항상 먼저 연락을 주신다.
설마 몰래 한국에 온건 아니겠지?
가까이 다가갈수록 아빠라는 확신이 들었다. 뚱뚱한 외모. 특히 툭! 튀어나온 뱃살. 촌스러운 옷이며, 신발이며 분명 아빠 스타일. 요즘 우리 아빠의 외출 트레이드 마크인 어깨에 둘러메는 가방까지!
엄마! 저기 아빠가 있어! 설마 우리한테 얘기도 안 하고 몰래 귀국한 거야?
어 정말이네
.
왜 저기 있을까?
엄마도 놀라
쳐다보았다.
그래서 큰소리로 아빠하고 부를 뻔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보니
아
쉽게 아빠는 아니었다. 아빠랑 쏙 빼닮은 조형물이 서 있었다. 이런 곳에서 아빠 분신을 만나다니 너무 반가워서 기념사진을 찍어 아빠한테 보냈다.
아빠하고 나하고
아빠가 이 사진을 보고 살도 좀 빼고 옷도 좀 세련되게 입었으면 좋겠다.
끝.
읽어주셔 고맙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이 보내온 사진으로 일기를 대신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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