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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의 추억

by 미꾸라지

지난주는 서울 출장, 이번 주는 동경 출장. 어제 오후 동경에서 2~3시간 정도 시간을 보낼 곳이 필요했다. 동경이지만 조금 외지여서 카페나 잠깐 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구글지도를 보니 근처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딱 하나 있었다. ROYAL HOST. 반가웠다. 잠깐 쉴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어 반가웠다. 더 반가운 건 내가 유학 시절 잠깐 알바를 했던 곳이라 더 반가웠다. 일본 유학 때 다양한 알바를 했었는데 2001년 마지막으로 했던 알바가 이 레스토랑이었다. 그 이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으니 24년 만이다. 세월 참 빠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분위기가 익숙하다. 그리고 손님이 맞이하던 멘트들이 생각났다.


어서 오세요~

몇 분이시죠?

금연석과 흡연석, 어디로 하시겠습니까?

...


함께 간 동료와 커피 두 잔과 샌드위치 모듬 하나를 주문하고 잠깐 얘기를 나눴다. 그는 다른 일정으로 먼저 일어났다. 나는 노트북으로 밀린 업무를 좀 하면 되겠다 싶었다. 하지만 와이파이가 안된다고 한다.

할 수 없어 추억에 잠겼다, 책을 읽다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적한 오후 잔잔한 음악과 함께 잠깐 시간을 보내긴 좋은


잘 쉬었다 약속 장소로 가서 미팅을 무사히 마치고 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 저녁은 에비스라는 역 근처의 초밥집이었다. 함께한 분의 단골집. 꽤 맛있는 초밥들이 나왔다. 사케도 한 잔 곁들였다. 이 식당에서 준비하고 있는 사케 종류는 많지 않았는데, 내가 아오모리에서 즐겨마시는 핫센이 메뉴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주문해서 마셨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에비스역 쪽으로 이동했다. 에비스는 잘 오던 곳은 아니지만 괜찮은 술집이 있어 가끔 찾던 곳이다. 이번엔 술집이 아니라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를 들렀다. 꽤 장관이다. 역시 동경. 아오모리와 많이 다르다.

그렇게 일정을 마치고 숙소가 있는 우에노 역 쪽으로 이동. 요즘 동경 호텔이 너무 비싸져 우에노 역에서도 좀 외곽에 있는 곳으로 예약을 했다. 그랬더니 가는 길도 힘들고 호텔자체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호텔이라기보다 원룸을 개조해서 호텔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프론터에 연락할 경우 휴대폰으로 직접 전화를 하는 방식이었다...


오랜만에 동경이라 좀 천천히 아오모리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1시부터 강의가 있어 아침 7시 40분 신칸센을 탔다. 어제 동경은 따뜻한 정도가 아니라 더웠다. 근데 오늘 아오모리 도착하니 눈이 반겨주었다. 역시 설국 아오모리. 첫눈이 제법 많이 내렸다. 이제 다시 아오모리의 겨울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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