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꾸라지 May 27. 2023

두껍아두껍아 커피 줄게 잠 좀 다오

내가 잘한다고 자랑할 수 있는 유일한 두 가지는 잘 먹는 것과 잘 자는 것이었다.(아마 잘 찾아보면 한 두 가지 정도 더 나올 수도 있겠지만...) 두 번째, 잘 자는 건 이제 빼야겠다. 나이 들면서 찾아온 변화 중에 하나가 수면 문제다. 잠이 드는 건 아직 잘하는데 새벽에 쉽게 깨버린다. 그러다 다시 잠들 때도 있고 그대로 아침을 맞기도 한다.


수면 강화 대책으로 커피를 줄여보기도 했다. 당분간 안 마셔보기도 했는데, 그럴 땐 수면의 질이 조금은 좋아지는 느낌이었지만 잠이 이전처럼 잘 오는 것도 아니었다. 커피를 마셨는데 잠이 잘 올 때도 있고 커피를 안 마셨는데 잠이 안 올 때도 있었다. 그래서 아예 안 마시기보다 가벼운 커피는 조금씩 마시고 아메리카노라든지, 특히 직접 갈아 마시는 원두커피는 가급적 안 마시려고 했다.  


커피를 아예 안 마시는 건 힘들었다. 물, 보리차, 쑥차, 대추차 등 다른 걸 마셔봤지만 커피를 마셨을 때만큼의 만족감이 들지 않는다. 술은 안 마셔도 되는데 커피는 당기고 다른 걸 마시면 뭔가 부족하다. 어쩌다 나는 커피 중독이 되었을까. 


요 며칠은 인스턴트 원두커피를 자주 마셨다. 서랍 속에 기간이 좀 지난 커피가 있어 빨리 마셔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최근 선물 받은 인스턴트 원두커피가 맛이 괜찮았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다시 수면 상태가 나쁘다. 오늘 새벽에도 2시 20분에 눈이 똑 떠졌다. 팝캐스를 듣다가 다시 잠이 들었지만...


이렇게 마시다 안 마시다 하니 그 효과가 잘 안 드러나는 게 아닐까. 아무리 좋아하는 커피지만 제대로 숙면을 취할 수 있다면 끊어보고 싶다. 제대로 못 자고 하루를 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못 잔 하루는 집중력도 떨어지고 졸리고 고단하다. 숙면을 하사 받을 수 있다면 커피를 완전 끊어보고 싶다. 


커피를 안 마시면 잠이 잘 올까? 두껍아 두껍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커피 줄 테니 잠 좀 다오, 라고 노래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 1분기 정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