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지 않아도 괜찮은 나로, 오늘을 살아간다
어릴 적엔 솔직한 마음이 미덕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세상은 그 솔직함에 늘 상처를 냈다.
솔직히 말한 감정이 ‘예민하다’는 평가로 돌아오고,
눈물 한 방울이 ‘약한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배웠다.
감정을 숨기면 덜 아프다는 것을.
그래서 웃어야 할 자리에선 누구보다 크게 웃고,
속이 무너질 때는 더 단단한 척했다.
그 기술은 나를 보호해주는 갑옷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내 마음을 멀리 밀어냈다.
사람들 앞에서 괜찮은 척하는 동안
점점 나는 괜찮지 않아졌다.
웃음 뒤에 감춘 마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말하지 못한 감정들은 가슴속 어딘가에서
조용히 썩어가고 있었다.
사실, 나를 감추는 일은 용기가 아니라 두려움이었다.
거절당할까 봐, 실망시킬까 봐,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서
감정의 문을 닫아걸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음은 닫아두면 닫을수록
조용히 썩어간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야 모든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천천히 배우는 중이다.
슬프면 울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솔직히 말해보고 있다.
물론 여전히 쉽지 않다.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언제나 약간의 용기를 필요로 하니까.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나를 드러낼 때마다
묘하게 따뜻한 무언가가 돌아온다.
누군가의 고개 끄덕임,
“나도 그래.”라는 짧은 공감의 말
그리고 나 자신에게서 느껴지는 작은 안도감.
진짜 용기는
강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안에는 서툴고 불안한 감정들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완성하는 거니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심스레 마음의 문을 조금 더 열어본다.
흔들려도 괜찮고, 눈물이 흘러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다정히 말해준다.
비로소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조금은 불완전하고, 그러나 진심인 마음으로
오늘의 나에게 —
괜찮다고, 충분하다고.
글/그림 휘야야 https://www.instagram.com/hwiya_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