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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Nov 27. 2023

생활은 편해졌지만 깁스를 달고 사는 아이들

편리함과 깁스는 비례관계

요즘 학부모님의 번호가 핸드폰에 뜨면 가슴이 덜컹한다. 휴회상담이나 교육상담 때문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손가락 발목, 발목인대, 팔등이 골절이거나 금이 가서 깁스를 하기 때문이다. 


나 어릴 적에는 아무리 난리를 쳐도 깁스하는 일이 드물었다. 어쩌다가 전교생 중에 가끔 한 명 정도가 있을까 말까 할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 왜 이리 깁스하는 것이 감기처럼 흔해졌을까? 생각해 보니 아이들이 우리처럼 산이며 들로 잘 나돌아 다니지도 않고, 차로 이동하거나 엘리베이터 등이 아주 익숙하기 때문인 것 같다. 


바위를 건너면서 발목과 발의 소근육들이 단련이 되고 걸어 다니고 뛰어다니면서 근육의 힘을 길렀다. 그때는 모든 집이 차가 다 있는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 걸어 다녔다. 대중교통은 덤이었다. 조금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오히려 몸 건강에는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이다. 


오늘도 두 명의 학생이 손가락과 발목 인대가 다쳐서 결석한다고 전화가 왔다. 두 눈이 질끈 감긴다. "아이쿠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어이가 없다. 지난 9월 하반기쯤에 초등학교에서 체육대회가 있었다. 그날에만 한 학년에서 3명의 남학생이 병원행이었다. 줄다리기하다가 넘어져서 햄스트링 나가고 한 친구는 발목 인대가 나갔다. 


편리함과 깁스는 비례관계가 되어버렸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근육 단련 운동도 좋지만 이런 뼈들을 잡아주는 소근육을 훈련시키기 위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동작들을 부지런히 익힐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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