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과 깁스는 비례관계
요즘 학부모님의 번호가 핸드폰에 뜨면 가슴이 덜컹한다. 휴회상담이나 교육상담 때문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손가락 발목, 발목인대, 팔등이 골절이거나 금이 가서 깁스를 하기 때문이다.
나 어릴 적에는 아무리 난리를 쳐도 깁스하는 일이 드물었다. 어쩌다가 전교생 중에 가끔 한 명 정도가 있을까 말까 할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 왜 이리 깁스하는 것이 감기처럼 흔해졌을까? 생각해 보니 아이들이 우리처럼 산이며 들로 잘 나돌아 다니지도 않고, 차로 이동하거나 엘리베이터 등이 아주 익숙하기 때문인 것 같다.
바위를 건너면서 발목과 발의 소근육들이 단련이 되고 걸어 다니고 뛰어다니면서 근육의 힘을 길렀다. 그때는 모든 집이 차가 다 있는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 걸어 다녔다. 대중교통은 덤이었다. 조금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오히려 몸 건강에는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이다.
오늘도 두 명의 학생이 손가락과 발목 인대가 다쳐서 결석한다고 전화가 왔다. 두 눈이 질끈 감긴다. "아이쿠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어이가 없다. 지난 9월 하반기쯤에 초등학교에서 체육대회가 있었다. 그날에만 한 학년에서 3명의 남학생이 병원행이었다. 줄다리기하다가 넘어져서 햄스트링 나가고 한 친구는 발목 인대가 나갔다.
편리함과 깁스는 비례관계가 되어버렸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근육 단련 운동도 좋지만 이런 뼈들을 잡아주는 소근육을 훈련시키기 위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동작들을 부지런히 익힐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