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새봄 Jan 08. 2024

말버릇에 대하여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점 


우리 공부방에 다니는 친구가 있습니다. 작년 가을쯤 와서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공부한 사이는 아닙니다. 그래도 자기주장이 강하고 항상 어떤 상황에 대해서 자기가 말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아이에게서 나오는 말버릇이 있더라고요. 모든 말 첫마디가 "그게 아니라~"입니다. 그리고 추임새처럼 "아니, 아니."가 모든 말에 붙습니다. 


"우리, 정독하면서 다시 읽어볼까?" 이렇게 말하면 "선생님, 그게 아니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합니다. 모든 말을 부정으로 시작하는 아이의 말버릇을 고쳐주고 싶었습니다. 하루아침에 고치기는 어렵겠지만 이 부정어로 인하여 자신이 아니라는 부정적인 말을 제일 먼저 듣게 되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말할 때마다 알려주니 지금음 인지는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학생이 이런 말을 합니다. "선생님은 왜 제가 아니라는 말을 싫어하세요? 그렇게 말해준 어른이 아무도 안 계셨는데?" 사실 이 학생은 공부를 꽤 잘하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칭찬도 많이 받고 그런 것에 익숙한 친구라 공부와 상관없는 말투에 대해서 지적을 하니 그게 이상했던 겁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긍정적인 말로 시작하면 결과도 좋아지기 때문에 기분 좋은 말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아니라 대신에 그것은 말이죠~ 이렇게 바꾸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조금 어색해하고 어려워했지만 조심하려고 하는 것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기특해서 칭찬해 주고 오늘 전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갈 수 있는 건 나쁜 말버릇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말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의 말버릇도 돌아보게 됩니다. 가급적이면 긍정적으로 말하려고 하고, 에너지를 주는 말을 하려고 합니다. 


오늘 문득 유난히 수업 중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더니 글로 남기고 싶어 졌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사이트(insight)의 뜻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