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팬의 조건은 부모의 지갑 오픈과 용돈의 올인이다!
요즘 우리 집은 엔하이픈의 기운으로 꽉 차 있다.
이번 주 금요일과 토요일, 그들의 콘서트가 열린다.
딸은 처음엔 “하루만 갈래” 하더니
며칠 뒤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엄마, 이틀 다 가야 진짜 팬이지!”
그렇다...
요즘 진짜 팬의 조건은 부모의 지갑 오픈 + 사춘기 아이들의 용돈 올인이다.
그래, 아이돌 좋아하는 것도 결국 한때다.
나도 ‘이 시기쯤은 다 그렇지’하며 하루를 허락했다.
더 웃긴 건 콘서트 하루만 보내주면 '세상 공부를 다 하겠다'던 아이는
요즘 세상 ‘꾸미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중이다.
짧은 치마와 부츠- 엄마, 아빠 눈에는 이미 가당찮은 옷차림이다.
게다가 주말에는 레이어드펌까지 했다.
내 지인들이 “그렇게 하면 머리 관리하기 한결 편하다”며 추천해줘서
나도 ‘그래, 이 정도는 괜찮겠지’ 했다.
“다 한때야, 들어줘. 그래야 애가 마음을 닫지 않아.”
그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서 나도 다짐했다.
‘그래, 한때니까. 조금만 참자.’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딸의 ‘한때’는
끝을 알 수 없는 드라마 시리즈처럼 계속되고 있다.
한 번 허락하니, 그 다음엔 또 묻는다.
“엄마, 이것도 괜찮지?”
그리고 조금 더 세게 밀어붙인다.
“다들 이렇게 해!”
이럴 땐 정말,
내 인내심이 엔하이픈 안무보다 더 강렬한 리듬으로 흔들린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아이돌 프로그램을
한 번에 폭파시키고 싶은 마음뿐이다.
물론 내가 그런 마음을 품는다고 될 일도 아니지만...
가볍게 인터넷만 끊어도, 우리 집엔 제2의 한반도 위기가 발발할 게 뻔하다.
그걸 알기에 나는 오늘도 침묵한다.
그래, 평화 유지가 최우선이니까...
사춘기란,
아이의 감정이 폭발하고
엄마의 평정심이 훈련되는 시기다.
아이의 사춘기는 끝이 보이지 않지만,
엄마의 평정심은 오늘도 리셋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