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마주친 나!

내가 욕심냈던 건 무엇이었을까?

오늘 우유를 사러 마트에 잠깐 들렀다.

4살쯤 된 여자아이와 함께 온 엄마가 고기를 고르고 있었다.

아이의 손이 고기 팩을 만지작거리자, 엄마는 "만지면 안돼. 잠깐 기다려!" 하고 제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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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에서 멈칫했다.

나는 늘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건 안돼! 친구랑 나눌 수 없으면 이 장난감은 못 써."

항상 입에 달고 살던 말. "안돼!"


마트의 아이는 참지 못하고 외쳤다.

"엄마 빨리 와! 그냥 가자. 빨리 빨리!"

엄마는 단호하게 답했다.

"기다려야 된다고 했잖아!"


부끄러웠다. 그 엄마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었다.

내 아이도 참 힘들었겠구나.

순하고 잘 참았던 아이는 늘 "싫어" 대신 침묵했다.

한 번 안 된다고 한 엄마는 좀처럼 생각을 바꾸지 않았으니까.


[울음으로 외치던 아이]

불현듯 떠오른 기억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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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이가 나에게 "엄마, 안아주세요!" 하며 울며 달려왔다.

나는 그 순간을 훈육의 기회라 여기고 말했다.

"울지 않고 말하면 안아줄게." 하지만 아이는 계속해서 외쳤다.

"엄마, 안아주세요!"

"울면서 원하는 걸 말하면 안 돼."

"엄마, 안아주세요!"

나는 아이를 달래지 않고, 달려오는 아이를 밀어냈다.

울음을 멈추라고, 그래야 안아준다고.

그 순간이 아이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였을까.

아이는 어떻게 그 시간들을 견뎠을까.

사실 나도 그랬다. 내 안에도 감정을 삼킨 채 웅크린 작은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자라서 감정을 감추는 법을 배웠지만,

자라지 못한채 멈춰있어 이제는 사춘기 딸과 유치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성장하지 못한 엄마의 고백]

나는 너를 내 기준에 맞는 아이로 키우려 했어.

내 마음대로 너를 만들어가려 했던 걸 이제야 인정해.

오늘 마트에서 떼쓰던 아이를 보며 문득 깨달았어.

너는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들고는, 내가 자랑스러워할 모습만 보여주기를 바랐구나.

울컥한 마음에 눈물이 맺혀 계산대까지 가는 데 한참이 걸렸단다.

엄마가 다 자라지 못한 마음으로 너를 키운 게 너무 미안했어.

이제는 네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도록 노력할게. 하루하루 조금씩.

언젠가 나도 더 포근하고 넓은 마음으로 널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


[내 마음 정리]

다른 사람의 모습에서 나를 볼 때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가슴도 답답하다. 그게 미안함이라는 걸 오늘 알았다.

작은 마트에서 큰 마음의 파도가 밀려왔다.

오늘 밤, 잠이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아 아이 방으로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내 모습에 당황한 얼굴을 보여주던 너에게서

나는 얼마만큼의 사과를 너에게 건넸을까, 그 마음이 너에게 닿았을까를 생각했다.

그래도 마음을 꺼내 놓은 오늘만큼은, 조금은 더 나은 내가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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